글 & 자료. 지오 아키텍처 G/O Architecture
30평형대 아파트에서 사는 방법
한국의 아파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30평형대에서 네 식구가 사는 모습은 아이들의 장난감, 식탁, 어른들의 책들, 큰 소파 등 많은 요소들이 거실에서 섞여 있고, 이를 정리하느라 바쁜 엄마들의 모습이 일상이다. 거실 중심적인 생활방식과 더불어 공간을 기능에 따라 구분하기에는 협소한 공간의 크기 때문에 섣불리 구분하기가 어렵다. 넓지 않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를 할 수 있는 시각적, 공간적 구분의 방법에 대한 고민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다. 공간이 좁기 때문에 공간을 구분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가구나 물건들로 채워서 더 복잡해 보일 수 있고 공간의 기능구분이 없어 정리를 열심히 해도 늘 정리가 안 되는 집이 된다.
먼저 현관에 들어서면 있던 유모차, 자전거, 캐리어 등을 보관할 현관 근처의 창고가 필요했다. 창고벽이 세워지면 창문을 가려 현관에 자연광이 들어올 수 없어 어두운 공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빛은 담고 시선을 가리는 스트립strip 형태의 오프닝이 있는 문을 설치하였다. 스트립은 다시 신발장 하부로 연결되어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벤치의 라인이 되고, 그 건너편에는 아이의 키에 적당한 신발 신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의자가 놓여진다.
30평형대 아파트는 다이닝, 주방, 거실의 구분이 없다. 이를 구분하기 위한 아일랜드형 주방을 설치하거나 거실과 주방 사이에 문을 설치했을 때 주방작업공간이 너무 좁거나 거실과 주방 모두 답답한 공간이 되기 쉽다. 그래서 주방 작업공간을 그대로 두고 안쪽에 최대길이의 수납공간 및 김치냉장고를 배치해 주방에서 일하거나 수납하는 데 불편함이 없음과 동시에 이들 사이에 시선은 완전히 열려 있는 칸막이벽을 둠으로써 다이닝, 주방, 거실을 구분한다. 이 칸막이벽도 역시, ㄷ자의 우드라인wood line이 선반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거실의 뷰를 선택적으로 담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