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장경림 글 & 자료. 나오이플러스파트너스 Naoi+Partners
건축주와의 만남과 프로젝트 계획
건축주는 평생 살고 싶은 집을 짓고자 다양한 요구조건을 갖고, 일본과 이탈리아 건축가의 협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우리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들은 일반적인 집에서 볼 수 있는 몇 개의 방과 공용공간이 아닌, 부부가 각자의 취미 생활을 서로 또는 같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담긴 집과 단독주택에서의 생활을 원했다. 평생 살고 싶은 집으로써 잘 쉴 수 있고, 원하는 취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좋은 외부공간을 가진 집을 짓고 싶어했다.
건축주는 남향의 햇살을 잘 받으면서 공원의 전망을 잘 담을 수 있는 선룸sun room을 필요로 했고, 영화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넓은 멀티룸을 주요 요구 사항으로 꼽았다. 또한 주변 환경을 잘 고려한 외부 테라스와 함께 히노끼탕이 들어간 넓은 화장실도 함께 계획해주기를 바랐다. 선룸의 경우, 건물에 어색하게 붙어있는 공간이 아닌 초기 계획단계부터 건물과 잘 어울리는 공간을 요구했다.
대지 여건, 입지 및 주택 배치
단독주택 단지에 위치한 해당 부지는 주변의 집들로 둘러싸였고 한쪽으로는 공원을 향해 열린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주변 집들로부터 시선을 의식하면서 공원으로의 전망을 잘 살려야 했다. 부지는 동서 방향으로 긴 형태를 가지고 있고 남향으로 면한 면이 커 부지의 방향으로 건물을 배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단지의 주변 집들의 시선을 의식한 창문의 위치와 디자인도 함께 고려할 요소였다.
건물은 부지의 방향으로 면하게 배치하고 남향인 정면에 마당을 두기로 하였다. 건축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현관으로부터 나오는 벽을 통해 단지로부터 일부 시선을 차단하고 그 너머 마당에는 선룸을 배치해 공원과 마당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했다.
입면 계획
남향에 면해 있어 거실과 선룸은 최대한의 창을 계획했지만, 2층 멀티룸의 창문은 맞은편 집과의 관계 때문에 수직 루버를 설치하여 채광과 환기는 유지하면서 시선은 차단했다. 루버의 방식과 길이 그리고 색상은 집의 정면을 고려해 디자인했고, 2층에서 부족한 채광은 외부 테라스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해당 공간에 큰 창문들을 계획했다.
건축 계획
부지는 동서 방향으로 긴 형태를 가지고 있어 남향으로 면한 면이 넓어 부지 방향대로 건물을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긴 건물의 형태를 최대한 활용해 필요한 실들을 배치하였고, 2층 외부 테라스 공간은 외부로부터 잘 노출되지 않으면서 공원의 전망을 충분히 담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중목이라는 목구조를 사용한만큼 실제 사용된 목구조를 드러내 콘크리트 구조에서 보기 힘든 공간들을 나타내려고 노력했고, 건축주가 요구한 넓은 멀티룸은 단순히 비어있는 큰 공간이 아닌 주변의 공간들로 인해 만들어진 도시의 광장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전체적으로는 화이트 배경에 목제 가구를 포인트로 계획하였고, 건축주가 미리 구입한 가구의 디자인을 고려하여 내부공간을 함께 고민해야 했다. 현관은 어둡지 않도록 창을 두었고 신발장이 현관에 있는 것이 아닌 신발을 보관하는 공간을 아예 따로 만들어 밝고 깔끔한 전실이 되도록 계획했다. 들어와서는 중정이 바로 정면에 보이는 수직의 공간감도 함께 고려했다.
거실은 여러 곳에서 들어오는 채광을 통해 밝게 계획했고, 보이드를 통해 높은 공간감도 고려했다. 주방은 거실과 선룸에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동선으로 계획했고, 미리 구입한 가구가 잘 배치될 수 있도록 공간의 크기와 동선을 함께 고려했다.
안방은 주로 생활하는 1층에 배치했고, 중정과 마주하고 있어 외부의 시선을 막으면서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작지 않은 면적의 멀티룸은 자칫하면 크고 휑한 공간으로 남겨질 수 있지만 멀티룸을 둘러싼 주변 공간들의 관계를 통해 도시의 광장 같은 다목적 공간이 되기를 바랐고, 중목의 목구조를 최대한 많이 노출했다.
외부 테라스 두 개를 마련했는데, 하나는 2층 공용공간에서 나갈 수 있어서 공원을 마주하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히노키탕이 있는 화장실과 면하여 있어 창문을 열면 마치 노천온천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단독주택에서 일반적으로 계획하기 힘든 대공간이 포함된 프로젝트였다. 건축주가 사용하려는 목적과 목구조라는 구조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좋은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여기에 건축주의 가구 선정에 대한 감각이 더해져 각 공간의 성격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