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지아 글 & 자료. 이진욱황정헌 건축사사무소
청담동 JK1936은 보편적인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60여 평 대지에 계획된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이다. 대지는 기존 다가구 위주의 동네에서 5~6층 규모의 ‘꼬마빌딩’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JK1936은 ‘동네건축’의 일반적 조건하에 ‘최선의 건축’을 고민하며 작업한 결과다.
일조권 사선제한을 수용하고 최대 용적률을 얻어낸 가운데 화강석과 징크zinc 등 흔한 재료를 채택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적용하고 디테일을 정교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일조권 사선제한이라는 법규 안에서 대개의 경우 9m 높이 이하의 부분에 최대 3개 층을 필로티 주차장과 함께 채워 넣고, 나머지 위쪽은 높은 사선의 형태를 가진 건물들이 새롭게 지배한다. 그 결과 주거지의 밀도는 높아지고, 도시의 길과 접한 가로변은 답답하고 침울한 분위기를 띠게 마련이다.
우리는 최대의 용적률을 확보하면서도 되도록이면 지면과 접한 가로와 저층부에 개방감을 줘 사용자뿐 아니라 주변 도시 일상에도 여유를 더하고 싶었다. 이에 1층의 층고를 높이고, 지하층도 머리를 내밀어 자연채광을 갖게 하면서, 그 위에 넓은 면적의 2층 공간은 높이 떠 있는 캔틸레버 구조로 적층시켰다. 1층 전면의 틀어진 각도는 인지성을 높이고, 높게 올려진 2층 아래의 시원한 보이드는 주차장과 도시 가로의 연장으로서 여유로운 진입부를 제공한다.
1층과 2층, 그리고 3, 4, 5층의 덩어리들이 각기 비켜가며 쌓인 빈자리들은 각층마다 자연스레 크고 작은 테라스와 발코니를 만든다. 그렇기에 임대 공간임에도 건물은 여러 면에서 유용하고 쾌적한 상황을 제공하게 될 것이었다. 적층된 덩어리들은 정교한 외피를 입으며 결합되고 동네의 작은 아이콘이 된다.
주변과 비슷한 공사비 예산 내에서 건축가의 재료와 구조에 대한 깊은 연구는 보편적인 동네 건축일수록 어렵지만 더욱 집중해야 할 과제다.
무슨 재료를 채택하느냐의 문제보다 그 재료를 ‘어떻게’ 적용하고 결합시키느냐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이는 결과적으로 ‘옆에 있어 좋은 집’으로서 동네건축의 질과 그 속에서 함께하는 도시의 일상 풍경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는 일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