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대지는 바로 앞, 도로 건너편에 큰 교회가 있었고, 남쪽 사선방향으로 녹지언덕이 보이는 완만한 경사지였다. 내려다 보이는 교회의 시선에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집 안으로 녹색 언덕을 끌어들여야 했다.
거실은 크지 않지만 가운데 테이블을 배치해야했고, 건축주가 쓸 서재는 홈오피스 기능이 필요했다. 안주인이 쓸 요가 공간과 유학 중인 아들과 딸의 침실, 별도의 가족실, 그리고 가끔 방문하는 노모를 위한 별도의 공간도 확보해달라는 게 건축주의 요구였다.
우선 양쪽의 도로와 주변 건물에서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고 독립적인 큰 공간들을 두 개의 매스에 넣었다. 큰 도로 쪽 매스 1층에는 식당의 기능을 겸할 수 있는 거실과 벽을 만들 수 있는 접이문을 설치해 노모의 공간을 만들었다. 2층에는 서재를 배치했다. 작은 도로 쪽 매스에는 1층에는 안주인 공간, 2층에는 두 자녀의 침실을 넣었다. 두 개의 매스를 이어주는 중간 부분에는 1층엔 현관과 화장실, 계단이 있고,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서면 마당으로 시선이 펼쳐지도록 배치했다.
2층에는 가족실을 두었다. 책을 좋아하는 가족들을 위해 작은 도서관 같은 느낌을 주도록 신경을 썼다. 마당 쪽의 큰 창에는 펀칭된 자작나무 합판으로 시선을 보호하며 빛이 변화를 주며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마당에 아담한 단풍나무를 심었고, 삼각형의 두 개의 지붕 사이에 옥상정원을 만들었다. 작은 대지에 조금 불쑥 솟아오른 매스의 느낌을 나눠줄 수 있도록 저층부는 라임스톤으로, 나머지 부분은 모노쿠시 마감으로 하고, 곳곳에 작은 눈썹으로 스케일을 조정했다. 지붕은 짙은 밤색의 산화 스테인레스 스틸 판으로 마무리했다.
조금은 특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담아내기 위해 몇 번의 재작업 끝에 정리된 이 집에서 건축주들이 찾은 자신만의 집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