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유영 글 & 자료. 리슈 건축사사무소 RiCHUE
맥락과 조건
의정부 민락동 택지지구 내 72평 대지에 지은 단독주택이다. 코너 땅이라 주변이 개방돼 있고 조망이 좋은 곳이었다. 반려견 한 마리와 함께 사는 젊은 부부는 프라이빗하면서도 2층에서 바깥을 바라볼 수 있는 집, 반려견과 지내기에 좋은 집을 짓고 싶어 했다.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코너 집
서쪽이 코너인 정방형의 땅이기에 우리는 코너를 막는 기역(ㄱ)자 배치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인접 필지와 맞닿은 북동쪽 면에 거실과 주방, 식당을 배치하고 코너 쪽으로는 손님방을 배치하는 구성을 택했다. 이렇게 하면 마당이 남동쪽에 생기므로 채광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코너는 막고 남쪽에는 대문을 만든 후, 담장으로 나머지 경계를 둘러싸면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도록 설계했다. 1층에서는 마당을 누리며 근경을 조망할 수 있고 2층에서는 주변 원경을 바라보는 식으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시선의 깊이가 있는 두 마당 집
기역(ㄱ)자 배치를 하면서 우리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마당을 만들었다. 거실 앞에 자리한 ‘안마당’과 부엌 앞 ‘부엌 마당’이 그것이다. 두 마당은 거실과 손님방을 잇는 복도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각 마당에서는 다른 마당을 중첩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이쪽 마당에서 저쪽 마당으로 시선이 닿으면서 깊이와 공간감이 만들어진다.
안마당의 한쪽 면은 거실과, 다른 면은 손님방과 면하고 있다. 마당의 바닥 마감에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 안마당은 반려견이 활동할 수 있도록 잔디를 기준으로 하되, 방과 만나는 경계에 툇마루를 두어 활용성을 높였다. 부엌 마당은 바닥을 데크로 포장한 후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사용자를 배려했다.
이처럼 두 개로 나뉜 마당은 라이프스타일과 어우러지는 한편 개성 있는 공간을 완성하며, ‘시선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집’이라는 정체성을 구축한다.
반려견과 사는 펫 하우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점점 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는 추세로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아간다. 집을 지을 때도 반려견을 위한 배려를 어떻게 반영할지 건축주와 소통하면서 결정해 나갔다. 건축주는 반려견이 내부·외부, 1층과 2층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기를 바랐다. 작은 포메라니안 반려견을 위해 우리는 마당에서 코너를 따라 2층 테라스까지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이 산책로는 반려견은 물론 건축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변을 바라보면서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는 건축주와 반려견에게 더없이 편안한 동선이 되고 있다.
바닥 마감재는 반려견이 미끄러지지 않는 소재를 선택했고, 현관 가까이 욕실을 배치해 간편하게 목욕할 수 있게 했다. 반려견을 포함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안하도록 계획하는 것이 펫 하우스의 방향성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