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현경 글 & 자료. 아키리에 Archirie
대전 유성구의 어느 조용하고 여유로운 주택가에 위치한 이 건물은 전체 필지 가운데 6%만이 근린생활시설로서 허용된 제한적인 조건이었다. 이에 건축을 계획함에 있어 근린생활시설의 경제적 가치와 주변 컨텍스트와의 관계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포뮬리에는 코스메틱 연구개발(R&D) 기업이 런칭한 스폐셜티 커피 브랜드로, 본 건물은 임대사업 목적이 아닌 기업 자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최대 용적률만이 우선시 되는, 주변의 대동소이한 상가주택에 대한 문제 인식을 건축주와 함께 공유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건폐율 60%, 용적률 120%, 경관녹지측 건축한계선 3m, 최고층수 2층, 근린생활은 연면적의 40%, 지붕의 70%는 경사 지붕 등이 이 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이었다. 프로그램은 단순하다. 1층은 근린생활, 2층은 주거. 법 규제의 틀 안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선 근린생활시설의 수익 창출과 직결되는 상업 면적의 최대확보 가능성을 고민하되, 1층이 대지경계선 가득히 건축공간으로 채워지는 것을 경계하였다. 이미 가득 들어선, 그리고 들어설 주변 환경에 숨 쉴 수 있는 작은 틈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상업시설의 일부를 1층에 남기고 일부를 지하층으로 분산시키는 수직적 배치안을 제안하였고, 건축주와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지하층 상업시설에 채광을 유도하기 위해 설치된 지하 전용면적 1.5배의 거대 선큰은, 상업공간을 경관녹지 측 3m 건축한계선을 뛰어넘어 대지경계선까지 극대화했으며, 부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선큰 및 그에서 파생된 1층의 보이드 공간은 주변 환경에 소소한 여유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건축물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1층의 파사드는 상업 본연의 기능성 및 주변의 가시성 확보를 위해 투명한 유리로 구성하고, 스테인리스 타공판을 설치하여 상업공간과 주차장과의 경계를 구분했다.
보편적 지붕의 형태를 경계하여 하늘을 향해 살짝 기울어진 2층의 매스는 자연스레 빗물이 흐르는 경사지붕이 되고, 햇빛이 들어오는 내부 공간은 전면에 펼쳐진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다락방이 되었다. 기하학적 구조의 절제된 선과 면으로, 형태적 조형성을 갖는 2층의 매스는 주변 환경을 고려해 색채대비를 최소화하여 차분함을 의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