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현경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엠오씨 moc Architects
바다를 마주보는 언덕 위 땅
해온안은 경상북도 영덕군 고래불해수욕장 끝자락에 위치한 농어촌 민박이다. 여행을 즐겨하던 건축주는 간직해오던 꿈을 고향인 영덕에서 소박하게 시작하길 원했다.
동해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언덕 위 양지 바른 대지는 고래가 노는 모습에서 유래된 ‘고래불’이라는 지역의 명칭처럼, 수평선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근사한 전망을 품고 있는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바다를 품은 집
건물은 향후 증축을 고려해 서측 도로와 면한 대지 끝자락에 배치했다. 대지 안의 아늑한 분위기를 위해 최소한의 개구부를 가진 외벽으로 도로와 경계를 이루었고, 밝은 색 시멘트타일과 목재 대문은 따뜻한 첫인상을 풍긴다.
해온안은 한 지붕 아래에 두 채로 나뉘어져 있다. 우선 작은 채는 거실과 2인용 침실로 구성된 10평 남짓한 공간으로 수평선과 나란히 늘어놓은 방과 거실에서 바다를 여과없이 즐길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큰 채는 4인을 위한 공간이다. 큰 채의 대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중정을 마주하게 되는데, 깊숙하게 들어와 비워진 공간으로 작은 채와 집을 구분할 뿐 아니라 바다의 빛과 풍경이 스며든다. 건물의 가장 안쪽에 있는 작은 방에서도 중정을 경험할 수 있다.
큰 채 내부로 들어가면 거실 너머로 정원과 해안선이 펼쳐져 있어 작은 채의 평면적인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거실의 바닥을 바깥의 기단으로 연장했고 이를 외벽으로 감싸 안아 풍경에 깊이감을 더했다.
대지의 완만한 경사부분에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렸다. 대지와의 경계이자 땅과 건물의 완충 역할을 한다. 기단에 물을 담아 수영장을 만들었고 그 아래는 불을 피울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마련했다.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 위 해온안은 영덕을 방문한 여행객에게 꿈 같은 휴식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