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준 아키텍츠 정리 & 편집. 이현준 에디터
두 다큐멘터리 작가를 위한 주택.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보내는 이들을 위해 하루 종일 집안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은 외부와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풍요롭고 쾌적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이 집은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내부에 문과 벽이 없다. 4개의 다른 높이를 갖는 바닥이 공간감을 변주하며 공간을 나눈다. 하나로 통합돼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수평과 수직의 이동을 통해 느껴지는 외부 풍경의 변화는 역동적인 내-외부의 관계를 만들어 낸다.
안방에서는 반지하의 레벨이 주는 외부의 풍경과 지나는 사람들을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관계가 주는 특별함이 있고, 식당에서는 근경과 중경을 차단하고 어깨 위로만 허락된 시선이 사방으로 펼쳐져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준다.
서재에서는 떠 있는 벽으로 혼잡한 주변을 보여주는 중경을 차단하고 위아래의 창으로 멀리의 하늘과 가까운 땅의 풀들, 지나는 사람들의 다리만을 보여줌으로써 외부와 또다른 교감을 나누도록 했다. 이 떠 있는 벽은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책의 집단적 존재를 경쾌한 행렬로 느껴지게 한다.
외관은 무거움과 가벼움의 대비를 통해 단순하면서도 건물이 갖는 존재감이 차분하지만 힘차게 그 흐름을 드러내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