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지아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공장 Gongjang Architecture
중정이 있는 검은 벽돌집
인접 대지에 있는 주택의 공사를 위해 땅의 소유주에게 연락을 했던 것이 인연으로 발전해 설계를 진행하게 됐다. 건축주는 과한 디자인보다 심플하고 매스감 있는 건축을 원했고, 평지붕보다는 박공지붕 형태를 선호했다. 실의 구성은 1층보다 2층이 채광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거실과 주방을 2층에, 개별적인 방은 1층에 배치하기를 원했다.
대지의 형태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단변이 길에 접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상 존재하는 공유외부공지가 대지 좌측에 2.5m 폭으로 구획되어 있어 가용할 수 있는 대지는 가로 11m, 세로 17m의 비교적 긴 직사각형 모양이었다.
도로가 대지 남쪽에 위치해 채광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복합적인 고민이 필요했다. 적절한 계획 방향은 매스를 두 개로 나누고 가운데 중정을 두어 채광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었다. 현관은 프라이버시를 생각해 대지 안쪽에 두고, 주차 후 바로 집에 들어갈 수 있는 동선을 계획했다.
1층에는 3개의 방과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화장실, 세탁실, 보일러실, 창고를 마련했다. 중정을 두고 3개의 방이 둘러싼 형태로 배치했고, 두 공간은 전실로 연결되도록 했다. 주계단은 현관과 인접하여 배치해 자연스럽게 2층과 이어진다.
2층은 두 개의 매스로 구분해 남쪽 매스에는 서재, 북쪽 매스에는 주방과 거실을 계획했다. 주방과 거실이 있는 공간은 폭 6.6m에 길이가 10m인 공간으로 주택에서 보기 어려운 대공간이다.
2층에는 두 개의 매스 사이에 남쪽으로 야트막한 산을 향해 열린 외부 공간이 있다. 1층의 중정과 함께 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외부 공간으로 주방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외장재는 흑색 콘크리트 벽돌을 사용했다. 단정한 매스를 잘 표현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별도의 유지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내부의 벽과 천정은 도장했고, 바닥은 타일과 마루를 사용했다.
인테리어 콘셉트는 기본적으로 공간감이 드러나도록 하면서 각 실의 상황에 어울리는 포인트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좋은 집은 공간과 공간이 적절하게 연결되고 구분되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벽과 문 외에 난간과 바닥의 단차를 세밀하게 계획했다.
1층 전실은 300mm 정도의 단차로 공간을 구분했고, 2층에는 거실과 주방의 단차를 계획했다. 2층에서 보이는 계단 난간은 솔리드한 벽으로 계획해 내부에서 시야가 중심에 모이도록 했고, 외부 난간은 평철을 사용해 시야가 외부로 열릴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