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현자연 인턴 글 & 자료. 아뜰리에 준 Atelier Jun
계획도시인 택지지구의 경우 대부분의 필지는 직사각형 모양이다. 필지로 인해 건축물들도 직육면체로 정형적이다. 두 면 이상이 도로에 접한 대지의 경우, 접근성이 좋으므로 1층 상가의 가치가 높아 건축주가 선호하는 조건이다. 이는 건물을 디자인하는 건축가에게는 설계하기 어려운 대지 상태이기도 하다. 애매한 크기로 가 각 전제된 형태 때문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좁은 대지의 입면을 다른 넓은 방향의 형태들과 구별하여 두드러지게 부각하곤 한다.
WVW는 오히려 넓은 방향의 형태를 좁은 대지의 입면과 비슷한 크기로 분절했다. 비슷한 크기로 분절된 면들을 병치하여 모퉁이에서 보이는 형태와 통일감을 느끼도록 계획했다. 진회색의 선홈통과 수직창은 면의 분절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붕선은 톱날 형태로 들쭉날쭉하게 만들어 나누어진 매스mass 간의 구분을 더욱 명확히 하였다.
역동적인 지붕선을 가진 입면에 평면 또한 호응하길 기대했으나, 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평면이 되었다. 평면의 한계를 벽돌의 쌓기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개별 벽돌을 사선으로 쌓아 방향성이 있는 결을 만들어냈다. 각각 분절된 면마다 결의 방향을 반대 방향으로 쌓았다. 벽돌의 작은 스케일scale의 결은 지붕의 V자 형태와 유사한 디자인 언어로 이어진다. 결 방향에 따라 그림자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방향에서 햇빛을 받더라도 분절된 면마다 색을 미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 선홈통과 수직창이 구분 짓는 각각의 면들은 지붕선과 벽돌의 결에 따라 입면이 변화한다.
인접한 건물과 마주하여 잘 보이지 않는 남쪽 면을 제외하고 도로에서 보이는 세 면의 지붕선은 더블유 형태로 일관되고 연속적인 흐름을 보인다. 들쭉날쭉한 건물의 지붕선으로 인해 건물의 모습은 바라보는 방향마다 달라진다. 동쪽에서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는 W자 형태를 띠고, 북쪽 정면에서 바라보면 V자 형태를 띤다. 서쪽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W자 중 일부 반쪽만 보이지만, 북서쪽에서 바라보면 VW자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