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유타 건축사사무소 UTTA Company
건축주 부부는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산의 녹음이 감싸는 조용한 동네에 터를 잡았다. 이곳에서 손님을 초대하고, 나누는 삶을 꿈꿨다. 캠핑과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과 책을 좋아하는 아내의 바람을 담아 개방적이면서도 아늑한 공간이 필요했다.
거실 대신 층고가 높은 서재를 중심으로 내외부 공간을 연계하는 것이 설계의 핵심이었다. 긴 대지에는 중정을 배치하여 내부에 밝은 빛을 끌어들이고, 서재와 진입 공간의 위계를 구분했다. 현관부터 사랑방, 중정과 맞닿은 복도를 지나 서재에 도달하는 동선은 아늑하고 개방적인 공간감을 준다.
아내가 주로 사용하는 주방은 서재와 중정을 향해 열려있다. 요리를 하면서 서재에 있는 남편과 대화를 나누고, 중정에서는 아이가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 계단과 맞닿은 벽에는 작은 창을 두었는데, 계단에 앉아있는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가족 공간은 2층에 배치했다. 주 계단과 별도의 서재 계단을 두어 공간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뛰놀던 아이는 서재 계단을 통해 자기 방으로, 부부는 주 계단을 통해 부부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두 계단은 복도로 연결되며 순환하는 동선이 만들어진다.
다락은 2개로 안방에 있는 다락은 남편의 음감실이자 작업실이고, 공용 다락은 외부 테라스와 연결된다. 테라스에서 텐트를 치고 누우면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낭만적인 공간이 된다. 로마 아벤티노 언덕에 있던 아굴라와 브리스가의 집처럼, 아벤티노(AVENTINO)에서 가족만의 즐거운 기억이 쌓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