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구중정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KOOJOONGJUNG ARCHITECTS
심학산 밑자락에 위치하여 완만한 경사를 가진 대지는 마을에서도 유명한 바위 정원으로서 수려한 경관을 뽐낸다. 현장 답사에서 대지의 풍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이 장소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확신했고 부지를 평탄하게 조성하는 토목 공사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됐다.
기존 바위 정원의 풍경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대지의 모서리를 따라 가늘고 긴 매스로 구상하여 건축물의 넓은 면과 풍경이 마주 보도록 했다. 또한 대지 위쪽의 기존 잔디마당과 바위들을 보존하기 위해 1자형 매스를 ㄱ자의 형태로 만들었다. 이로써 외부와 접하는 길이가 늘어나고 방문자는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외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1층을 3m가량의 필로티 주차장으로 계획하여 정원을 덜 훼손하면서도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전면 도로에서 상업시설로 인지되도록 했다. 한편, 2층으로 들어 올려진 주공간이 땅과의 관계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기에 경사진 대지의 높은 쪽에 건물의 일부를 걸치게 했다. 이로써 방문자는 바로 연결된 계단이 아닌 지형의 경사를 통해 2층 주공간으로 접근하면서 건축물과 더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자연의 보존을 우선으로 매스가 결정되었기에 지붕은 내부 공간의 볼륨과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부채처럼 휘어진 지붕의 형태를 자연스럽고 경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가구식 구조로 결정하고 비와 눈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릴 수 있도록 경사지붕으로 구상했다. 이 같은 외쪽지붕은 건물에 들어섰을 때도 실내 천장이 한쪽으로 높아지며 개방감을 좀 더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경사진 처마선을 따라 시선을 창밖으로 유도하여 파노라마 같은 외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경사진 천장을 통해 내부 공간의 수직적 개방감과 외부로 뻗어나가는 수평적 확장 이 두 공간감 모두를 방문자가 경험하게 하는 것이 지붕의 형태를 결정하는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