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에스아이엠 건축사사무소 SIM Architects
도시 사이
대지는 연와조 붉은벽돌이 주를 이루는 주택단지에 있다. 약 42평의 대지는 북측 3m, 남측 4m 도로에 접하고 있으며, 각 도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약1.5m가량의 경사가 있다. 협소한 대지에서 주변과 어우러지기 위해 동네 건축물의 스케일을 존중하고 비움과 채움으로 적절한 스케일을 가지고자 했다.
건축과 건축 사이
설계의 중점은 건축주의 요구사항인 개인적이며 방해받지 않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단지 외부에 큰 창을 단 것이 개방적이라는 관념에 반기를 들며 외부의 창을 법적으로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달아 폐쇄적인 형태를 취했다.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채광은 크고 작은 두 매스의 사이에 중정을 만들어 확보했다. 외부 마감은 익숙한 재료(외단열마감)를 사용했지만, 빛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색상과 질감을 다르게 했다. 또한 대지의 레벨 차를 이용해 출입구와 주차 공간을 만들었다.
층과 층 사이
1층은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건축주의 화실 공간과 독서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움푹 들어간 거실이 있다. 조경이 어우러진 1층 계단으로 2층에 올라가면 중정을 마주하게 되는데, 주방과 안방 영역이 중정을 중심으로 좌·우측에 자리 잡고 있다.
건축주의 요청으로 가족실과 방이 있는 3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밝게 만들었다. 벽면에는 유리블록을 세웠는데 차면과 내부에 적절한 조도를 확보해주는 역할을 한다. 철판책장과 유리블록 사이로 3층에 올라가면 우측에는 자녀방이 좌측에는 가족실과 옥상정원이 있다.
비움과 채움 (내·외부공간) 사이
집 곳곳의 사이 공간은 내부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 오죽이 심어진 1층 비움의 공간, 2층 단풍나무가 있는 중정, 3층의 옥상정원은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협소한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