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시은 학생인턴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1458
9월 20일에 결혼을 한 부부는 신혼 생활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와 직접 운영할 카페가 포함된 상가주택을 의뢰했다. 부지는 포항시 외곽 남구 연일읍 중명생태공원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도심을 벗어나 여유를 찾으러온 사람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한 목표였다.
생태공원의 길목인 만큼 주변 풍경이 자연적인 땅이었으나 카페가 들어설 저층부는 보차 통행량이 많은 도로와 면해서 적절한 공간 분리와 시야 조절이 요구되었다. 담벼락이라는 건축적 장치를 이용해 가려줄 것을 가리고 보여줄 것을 보여주되, 한번에 다 보여주지 않고 켜를 주어 시선을 유도하며, 카페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공간에 온전히 자연을 담고자 했다.
자연녹지지역은 건물이 들어설 수 있는 면적이 대지 면적의 20% 이하다. 다시 말해 80%의 외부 공간이 생긴다는 뜻이다. 80%의 외부 공간 중 북쪽에 배치된 주차장을 제외한 모든 외부 면적을 남쪽에 배치해 볕좋은 카페 앞마당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남측 마당은 ‘연출된 자연’을 담은 채 카페 내부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좋은 풍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실내에만 머무르는 이용객들의 행위를 외부로 확장시킨다. 반대로 마당에서 시작된 자연은 내부로 관입되고, 관입된 자연을 감싸는 유리로 된 빛의 통로는 내부를 더욱 밝고 쾌적한 분위기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여담이지만 그 대나무가 식재된 유리 박스는 인근 숲에 사는 다람쥐 ‘구월이’(건축주가 지어준 이름)가 들락거리는 놀이터가 되었다고 한다.
온전히 자연을 담기 위해 차도와 카페를 철저하게 분리시킨 1층과 달리, 2층부터는 인근 생태공원의 풍경을 적극적으로 빌려도록 삼면을 유리창으로 계획했다. 이용객들이 이 생태공원 입구의 작은 카페에서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커다란 자연을 바라보며 힐링과 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의도했다.
카페를 운영하지 않는 시간의 앞마당은 3~4층에 사는 부부의 마당으로 변한다. 커피를 내려 마시며 그들만의 조용한 휴식의 시간을 보내거나 지인을 초대해 작은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주택의 면적이 넓지 않아 3층에 주방과 거실 그리고 작은 베란다를 두었고, 4층에는 방들을 배치했다. 생태공원의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높이라 여러 곳에 다양한 크기로 창을 내 주변 자연을 여러가지 모습으로 빌려오도록 계획했다. 이로써 집은 계절과 시간에 따른 중명생태공원의 풍경의 변화와 적극적으로 관계 맺을 수 있게 됐다.
구월이십일은 상가주택의 장점 중 하나인 거주와 직영을 통한 경제 활동을 동시에 충족한다. 부부는 도시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원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전원주택과 상가주택이 결합된 ‘전원상가주택’ 속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