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지일 글 & 자료. 비비빅건축사사무소 bvvic architects
The Site
춘천은 강원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중 하나다. 소양강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광차 방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대지는 소양강 동쪽에 위치한 구봉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토지 개발 사업을 통해 형성된 대지는 낮은 산지를 개발하여 15개의 필지로 나누어 분양하였고, 개발된 각각의 필지는 평탄하고 일정한 크기로 나누어져 있었다. 단지 전체가 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지형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녹지가 풍부하고 동남 방향으로 열린 풍경을 가지고 있어 포근하고 햇살이 잘 들어오는 따뜻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주택은 이 주택 단지의 첫 프로젝트였다. 이에 해당 프로젝트가 단지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대지 주변이 비어있는 땅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느낌이 포근하고 아늑했다. 이곳에 지어질 집이 따뜻하고 햇살이 가득한 집이 되기를 바랐다.
The Client
건축주인 젊은 부부는 학교 교사이며, 자녀 한 명과 함께 3명의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부부는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문득 어릴 때 뛰어놀던 생각을 되돌아봤다. 집과 집사이 좁은 골목들과 담벼락, 그 사이에서 보이듯 안보이듯 숨고 쫓아다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The Space
대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건폐율 20%로 제한되어 있는 땅이다. 이는 80%의 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조건을 가진 대지에서의 계획은 주로 넓은 외부가 집 전면 마당이 되고, 건물은 대지의 한면에 붙어 위치하게 된다. 흔히 이루어지는 이 계획의 솔루션에 의문을 가지고, 마당이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서는 넓게 하나의 공간으로 있는 것이 아닌 성격에 따라 적절한 크기를 가진 외부 공간으로 나누어 계획함으로써 각기 다른 용도의 마당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로 했다. 3개로 이루어진 외부 공간은 진입으로 쓰이는 마당, 내부 중정으로 쓰이는 마당, 외부 전면에서 쓰이는 마당으로 정의하고 적절한 크기의 외부 공간으로 구획하기 위하여 ‘ㄷ’자의 평면을 가지는 주택으로 계획하였다.
The Roof
3개의 마당에서 중심이 되는 중정 마당은 크지 않지만 건물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중정 마당은 건물에 진입할 때 사람을 맞이하는 공간이고, 식당과 거실에서 사적인 외부 공간으로 작동한다. 2층 높이로 둘러 쌓인 중정에 따뜻하고 아늑한 빛을 담기 위하여 매스 지붕을 중정을 향한 경사지붕으로 계획하였다. 경사지붕 계획으로 중정은 매시간 다양한 모습으로 산란하는 빛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
The Plan
도로에서 바라보면 노란색의 통로가 건물의 진입구임을 암시한다. 낮고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아늑한 중정으로 들어서게 된다. 중정에서 현관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간단한 손 씻기를 위한 세면대, 손님방을 거쳐 중정으로 열린 복도를 통해 식당 및 거실로 이동할 수 있다. 2개층으로 열린 거실에서는 높은 창을 통하여 따뜻한 햇살을 하루 종일 맞이할 수 있다. 2층에는 1층 평면과 180도 엇갈린 ‘ㄷ’자 평면으로 계획하여 양쪽 끝엔 각각 부부방과 아이방을 구성하고 두 방 사이는 복도 공간 겸 가족 공간을 구성하여 아이가 뛰어다니거나 거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부부방과 아이방은 2층 발코니를 통하여 외부에서 연결되고 다시 중정 마당과 마주하게 된다.
The Wall
외부 공간을 구획하는 담장은 주택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뿐만 아니라 외부 공간의 크기를 적절히 나눔으로써 다양한 스케일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주택의 4면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여 텃밭, 열린 풍경, 창고, 쉼터, 놀이터, 조경, 주차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