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현자연 인턴 글 & 자료. 에스엠엑스엘 건축사사무소 SMxL Architects
땅과 집
영월 네모난 집은 귀촌을 꿈꾸던 아들이 고향에서 살고 계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건축 부지를 구입하며 시작됐다. 건축주는 건축가와 함께 1년 가량 영월읍을 중심으로 집을 지을 땅을 찾았다. 많은 대지를 둘러보았으나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하던 중 읍내 중심가에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풍광이 멋진 땅을 만났다. 뒤편에 병풍같이 펼쳐진 산과 강을 배경으로 갖게 되었다.
집과 마당
대지 주변에는 높은 건물이 없고 시각적으로 수평적인 느낌이 강해서 땅 위로 구축되는 네모난 집이 주변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낮고 넓게 만들어진 집 가운데에는 마당을 두어 시간대와 상관없이 충분한 채광을 확보했다. 따사로운 햇빛은 곧 마당을 통해 두 곳의 거실에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마당을 중심으로 서측에는 부모님의 거주공간과 안채를 배치했고, 동측은 아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열림과 닫힘
가족들은 대지가 사방에 막힘없이 열려있어 부담을 느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외부와 접한 면에는 최소한의 창만 배치되기를 요청했다. 소통은 마당을 중심으로 가족끼리만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랐다. 요구사항에 맞추기 위해 집의 외벽 자체가 담장 역할을 하도록 계획했다. 주차장과 마당 전면에도 높은 대문과 담장을 두어 온전히 하늘로만 열린 마당을 만들었다. 마당에는 꽃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작은 정원을 두었고 크지 않은 단풍나무를 심었다. 외부로 열려있지 않아도 집안에서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집이 되었다. 마당을 향해 열린 거실과 거실 상부 천창을 통해서도 햇살과 자연이 집안으로 충분히 들어온다.
밖과 안
외장 마감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했다. 담장과 대문을 포함한 바깥벽은 회색 롱브릭타일로 마감하여 단단하게 집을 감싼 느낌을 강조했다. 대문 안쪽 마당에 면한 벽은 밝은 백색의 외단열시스템으로 마감하여 포근하면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소통과 프라이버시
마당에는 거실과 연결된 콘크리트 툇마루를 두어 가족들이 서로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부모님과 아들의 거실은 마당을 향해 열어 서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각자의 방은 채광과 환기에 필요한 창만 확보하여 가족 간의 사생활도 지켜질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