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이영은 학생 인턴 글 & 자료. 로우 크리에이터스 LOW CREATORs
여느 택지지구처럼 정갈하게 구획된 대지는 도로와 마주한 남쪽은 좁고 공원이 있는 북쪽은 넓은 부채꼴 모양인 것이 특징이다. 평범하지 않은 대지에 어떻게 집을 앉힐지가 고민이었다.
건축주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동시에 개방감 있는 집을 원했다. 이에 담장 설치를 고민했지만, 법규상 1.2m 이하의 투시형으로 설치해야 하기에 대안이 될 수 없었다. 대지의 조건과 법률은 건축주의 이상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었다.
고안해낸 것은 3개의 매스를 연결하여 마당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부채꼴 대지에 집을 앉혀보니 적절한 크기의 삼각형 중정이 만들어졌다.
모양이 제각각인 세 매스는 쓰임새도 다르다. 깊은 처마에서부터 시작되는 동선은 높고 긴 거실을 지나 개별실까지 이어지며 삼각형의 모서리를 마주하면 미묘한 긴장감도 느껴진다. 여기에 다양한 풍경과 빛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스 사이사이에는 창을 두었다.
집의 형태부터 마감까지 건축주의 생각을 읽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건축주는 짓고 사는 전 과정 속에서 평온하기를 바라며 평온재平穩齋로 이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