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문턱을 낮추고 건축을 만나다, ‘오픈하우스서울 2020’ 24일부터

에디터. 김윤선  자료. 오픈하우스서울

 

 

‘도시와 소통하다. 건축을 만나다. 이야기를 발견하다.’

‘오픈하우스서울 2020’이 오는 10월 24일 다시금 문을 연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오픈하우스서울’은 런던에서 시작해 전 세계 45개 도시에서 열리고 있는 도시건축축제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과 함께 일 년에 한 번 평소 공개되지 않는 뛰어난 건축물과 장소를 개방하는 행사다. 건축의 힘과 공간이 주는 감동을 다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도시를 재발견하고 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로, 비영리민간단체 오픈하우스서울(대표 임진영)이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 19로 축제 방식을 변경해, 현장 프로그램을 최소화하고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건축 경험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장의 모든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그 감동을 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고민한 결과, 현장 방문 외 인터뷰와 영상, 유튜브 온라인 중개 등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이타미준의 바다> 등 건축 다큐멘터리 제작을 해온 영상 전문가 ‘기린그림’, 건축 사진/영상을 제작하는 ‘이강석작업실’,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는 ‘워드앤뷰’가 함께 했다. 영상 프로그램은 오픈하우스서울 2020 행사 기간 중 하루에 하나씩 공개되며, 상세 일정은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집’과 ‘안부’를 키워드로 집에 대한 스페셜 테마를 진행한다. ‘집에 안부를 묻습니다’라는 주제로, 그동안 관리와 기능에 집중하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집의 중간 영역을 탐구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 집의 공간, 다시 발견해야 할 공간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열 채의 집을 통해 그동안 방치되거나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중간 영역, 주변과 만나는 방식 등을 살펴보는 <집의 공간>, 1인 가구, 2인 가구, 4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는 <구경하는 집:안의 시간>, 오래된 건물을 재생하고, 여러 세대가 조합을 이뤄 세컨드 하우스를 공유하는 등 집의 소유, 공유, 거래 방식의 변화를 다룬 <소유, 공유, 거래의 방식> 인터뷰 시리즈를 영상으로 소개한다.

올해 건축가 특집은 조병수 건축가다. 모더니즘과 동양 사상, 유기성과 추상성과 같은 공존하기 어려운 극단을 포용하며, ‘거칢 속의 세련됨, 세련됨 속의 무심함’(마크 라자탄스키)이라는 수식으로 대변되는 조병수 건축가. 그는 올해 세계적인 비평가 케네스 프램튼의 저서 <현대 건축:비판적 역사>의 개정판(5th edition)에 고 김수근, 조민석과 함께 한국 건축가로서 처음 소개되기도 했다. 실용적이면서도 솔직한 재료,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절제된 건축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온 그의 대표작들을 영상과 현장, 온라인 중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다. 

 

조병수 건축가의 ‘기지’ ⓒYongkwan Kim
조병수 건축가의 ‘수곡리 ㅁ자집’ ⓒWooseop Hwang

 

떠오르는 젊은 건축가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가 함께해 사무실과 작업실을 공개하는 오픈스튜디오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개할 예정이다. 최욱, 김찬중, 황두진, 조병수, 김정임, 임형남+노은주, 유현준, 푸하하하프렌즈,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네임리스건축, 건축공방, 와이즈건축, 조성익 등 왕성환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건축가의 사무실을 둘러보는 한편 건축가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되어, 건축가의 프로젝트에 관한 생각과 이야기도 함께 들을 기회이니 놓치지 말 것. 

 

오픈스튜디오 참여 건축가들 ⓒSun Namgoong

 

개별 방문이 가능한 건축물을 소개하는 VISIT YOURSELF도 확대해 진행한다. 조용히, 느리게, 나만의 도시 탐색을 이어갈 수 있는 자리로, 그동안 꾸준히 오픈하우스서울에 소개되어온 서울의 뛰어난 건축물과 장소를 소개하고 방문 가능한 시간을 안내한다. 

한편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은 오픈하우스의 연합체인 오픈하우스 월드와이드(Open House Worldwide)에 가입하여 전 세계 45개 도시와 함께 하는 오픈하우스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었다. 이에 따라 11월 14일, 15일 이틀간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오픈하우스 월드와이드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오픈하우스 런던, 오픈하우스 뉴욕, 오픈하우스 바르셀로나 등 40여 개 도시가 함께 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하우징 섹션을 통해 한국 건축을 국제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 도시의 여러 오픈하우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축제는 10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계속되며, 현장 프로그램은 10월 19일 오후 2시부터 신청 가능하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일정은 오픈하우스서울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시.
2020년 10월 24일(토)~11월 15일(일) 

장소.
온라인, 오프라인 프로그램 동시 진행

참가 방법.
온라인 공개 프로그램: 사전 신청 없이 웹사이트에서 관람 
현장 프로그램: 10월 19일 오후 2시부터 www.ohseoul.org를 통해 신청 (사전 회원가입 필수)

참가비.
무료 (단, 신청 후 불참을 방지하기 위해 선예약금 결제(72시간까지 취소 가능)하고 참석시 결제 취소로 전액 환불하며, 불참시 예약금은 오픈하우스서울의 후원금으로 전환된다.)

홈페이지.
오픈하우스서울 www.ohseoul.org
오픈하우스 월드와이드 페스티벌 www.openhouseworldwide.org

SNS.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주최.
오픈하우스서울

주관.
오픈하우스

후원.
서울문화재단,  (주)제효, 씨앤오건설(주)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 SPECIAL_건축가 조병수

영상 & 현장 | ㅁ자집과 땅집 
군더더기 없는 박스 안에 다시 네모난 천창을 뚫어낸 ㅁ자집은 건축가 조병수의 건축적 원형이 담긴 집. 절제된 형태는 건축이 배경이 되고 그 안에 빛과 그림자, 바람, 나무의 그림자를 담아낸다. 건축은 배경이 되고 사용자의 경험과 인식을 담아내고자 하는 건축가 조병수의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집이다. ㅁ자집 옆으로 땅속에 들어가 있는 게스트하우스 땅집은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땅과 별과 시>에서 영감을 얻은 집으로, 흙을 다져 만든 한옥의 정서를 콘크리트 박스 안에 담았다.

 

땅집 ⓒYongkwan Kim

 

영상 | 기지(GIZI)_Art Base
국내외 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 단색화의 대표 화가 박서보의 ‘기지’는 박물관, 주거, 작업실이 공존하는 복합 공간이다. 복잡한 가로 풍경으로부터 보호하면서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타공 패널로 건물을 감쌌다. 덕분에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실내의 개방감은 확보하였다. 복잡한 프로그램을 층별로 쌓아 올리면서 그 안에서 다양한 외부 공간을 확보했으며, 특히 코너 창이 모두 열려, 정원고 실내 공간이 만나는 2층 공간이 백미로 꼽힌다.

 

ⓒYongkwan Kim

 

>> 오픈하우스_01 집의 공간

영상 | 공동의 공간 (유일주택, 최하영 & 박창현)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공동주택이 면적 확보를 우선으로 하게 되면 공용 공간이 방치되기 쉽다. 유일주택은 면적이 아니라 집에 이르는 공간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더 나아진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소의 면적을 공용 공간에 양보하고 이곳에 빛과 바람이 통하도록 배려하면서 집은 실내뿐만 아니라 외부 공간까지 확장한다.

 

@Sanghoon Lee

 

영상 | 다시 쓰는 한옥 (가회동 한옥 및 장 푸르베 하우스, 최욱)
가회동 한옥은 1940년대에 지어진 근대 한옥과 같은 시기에 디자인된 장 푸르베 하우스가 나란히 놓여 있다. 목구조와 바닥 단면의 변화에서 한국적 특징을 읽어내는 건축가 최욱은 기존 한옥과 장 푸르베 하우스가 놓인 사이 공간에 섬세한 단 차이와 동선을 통해 인상적인 진입 공간을 만들어낸다. 한옥을 지금의 살림집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열, 창, 현관은 현대적으로 설계했다. 또한, 기존 목구조와 새로 덧대는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내부의 들보를 모두 노출하고 새로 들어가는 공간은 낮은 상자처럼 끼어 들어가도록 했다. 한옥이라는 전통 형식을 현대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안이자, 사이 공간에 대한 탐색이 인상적인 집이다.

 

ⓒSun Namgoong
ⓒSun Namgoong

 

영상 | 동네의 접점 (해방촌 해방구, 임태병 & 스튜디오빅미니)

해방촌 언덕 끝자락, 도심형 별장을 목적으로 지은 집이다. 대지 약 33㎡(10평, 연면적 17평) 남짓한 이 작은 집에 건축주는 서재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 공간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공적인 공간을 분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장 넓은 1층이 19.5㎡(5.9평)에 불과한 마이크로 스케일의 건축을 위해서는 배치, 구조, 동선, 마감재, 프로그램 등 건축적 요소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접근이 필요했다. 게다가 상주하는 집이 아닌 별장이라는 특수성은 관리 부분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어려운 숙제도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생활 집과는 조금 다르게 유연하고 의미 있는 몇 가지 시도도 가능했다.

 

ⓒtexture on texture

 

현장 | 서드플레이스 홍은 2 (박창현)

커뮤니티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각 세대의 평면은 모두 다르게 계획해 개별성에 대한 성격을 강조하였다. 5개의 각 집은 합벽이 없이 분리된 개별 주택이며 평면도, 면적도, 층고도 각각 다른 주택의 집합이다. 각 집은 서로 다른 특징과 구성으로 그 독립성과 개별성을 확보하였다. 각 세대의 입구 위치를 서로 다르게 계획하고, 입구 앞 복도 레벨을 달리해 분리된 작은 외부 영역이 형성된다. 그리고 복도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던 지 현관을 복도 공간과 분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단독주택의 느낌으로 계획하였다. 저층형 집합 주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간적 바탕은 개별 세대보다 공용공간인 복도와 계단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섞이고 삶을 공유하는 가장 도시적인 장소라고 생각하고 다섯 세대를 연결하는 몇 가지 매개를 가지고 발전 시켜 나갔다.

 

ⓒJooyoung Kim

 

>> 오픈하우스 02_구경하는 집 : 안의 시간

영상 | [1인 가구] 나의 8평, 조규엽 
도시에 살면서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갈망을 놓치 않은 1인 가구의 삶,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플랏엠의 디자이너 조규엽의 8평짜리 옥탑방을 들여다본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방을 채우고 자신의 형편과 방식대로 혼자만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간이 인상적이다.

 

ⓒSally Choi

 

>> 오픈하우스 03_기획, 소유, 거래의 방식

영상 | 서울소셜스탠다드, 초현실부동산, 강미선,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집이 다양해지면서 집을 다루는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집을 기획하는 방식, 소유하는 방식, 거래하는 방식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만난 기록을 소개한다. 셰어하우스, 공공주택 등 주거의 다양한 제안과 함께 기획이나 금융구조, 그리고 주택관리영역까지 넓혀가고 있는 삼시옷, 오래된 건물의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새로운 사용자에게 중개하는 초현실부동산, 건축가가 설계한 좋은 집과 특색있는 업무 공간을 큐레이팅해서 중개하는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그리고 십여 세대가 조합을 이루어 세컨드하우스를 공동 소유하면서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강미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까지, 인터뷰 시리즈로 공유된다.

 

>> 오픈하우스 04_도심의 여백, 브릭웰

현장 | 브릭웰,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경복궁 서쪽, 유서 깊은 백송과 마주하는 땅을 비워내고 연못을 두어 동네의 쉼터를 만들어낸 브릭웰을 건축가와 함께 만난다.

 

ⓒKyungsub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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