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건축의 역할, 해조류 소재의 ‘에어폴리’와 ‘이코한옥’ 공개

에디터. 김리오  자료. 광주비엔날레 Gwangju Biennale

 

기후변화 시대에 건축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기능을 잃고 장식적 역할로 전락한 건축물을 뜻하는 ‘폴리folly’를 도시를 살리는 구조물로 재해석해 원도심의 활기를 불어넣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광주광역시와 광주비엔날레가 새로운 폴리를 선보였다.

지난 18일 광주광역시와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조류 등 생태 재료를 활용한  ‘에어폴리’와 ‘이코한옥’을 공개했다. 

기후변화 시대에 건축의 미래를 순환 경제에서 찾는 ‘순환폴리Re:Folly’를 주제로 다섯 가지의 폴리를 선보이게 될 이번 5차 프로젝트는 디자인, 재료, 공법 뿐만 아니라 시민, 전문가 등 참여자들과의 협업 과정도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순환 과정으로 구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설치된 ‘에어폴리’ <사진 제공 = Gwangju Biennale>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설치된 ‘에어폴리’ <사진 제공 = Gwangju Biennale>

 

6월 18일부터 7월 14일까지 ACC 어린이문화원 로비에서 전시되는 ‘에어폴리’는 바다 쓰레기 미역 줄기로 제작한 가변형, 이동형 파빌리온이다. 비닐하우스를 재해석하고, 해양 폐기물을 활용한 생분해성 비닐로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루는 이른바 ‘재활용 건축’이다. 재료의 수거, 제작, 사용, 분해 과정을 통해 바다에서 도심의 공간으로, 그 후 다시 땅과 물로 돌리는 해조류 비닐의 새로운 생애주기를 만들고자 했다.

‘에어폴리’의 연구개발과 디자인은 바래BARE의 전진홍, 최윤희 소장이 주도했다. ‘바다랑해초랑’,  ‘마린앤바이오’ 등과 협업해 해조류 필름을 개발했는데, 이는 쓸모를 다한 후 토양 또는 해양 생태계에 쉽게 흡수될 수 있어 폐비닐 대체재로 쓰일 수 있다.

또한 해조류 원단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구조 성능과 내구성을 높여 가구, 제품, 의류로 쓰임새를 확장할 수 있다.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 디자인학과와 협업한 의류와 화분 디자인도 선보인다. 조립, 해체, 이동이 자유로운 모듈 방식의 공간 구조는 재생의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첫 전시 장소에서 역할을 마치면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여 다른 쓰임새로 이어질 예정이다.

최윤희 바래BARE 소장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주요 개념으로 ‘순환’과 ‘공생’에 주목해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미역 생분해성 소재로 구현된 ‘에어폴리’를 개발했다”면서 “바다와 땅, 다시 삶으로 순환하는 물질의 순환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생태적 건축을 적용한 ‘이코한옥’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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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으로 만든 황토 미장(왼쪽), 해조류로 만든 미장(오른쪽)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꼬막으로 만든 벽돌(왼쪽), 전복으로 만든 황토 미장(가운데), 재생 기와(오른쪽) ©BRIQUE Magazine

     

이코한옥은 광주와 호남의 경제, 문화, 자원이 연결된 생태적 건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굴과 꼬막 껍데기, 미역과 다시마, 볏짚과 왕겨, 건설 현장의 흙과 돌로 만든 친환경 자연 소재를 현대적 건설 기법과 결합했다. 국내외 재료 전문가, 제작 기업, 공예 장인과 협업을 통해 건축, 조경, 실내 요소 하나하나를 순환, 수리, 재활용의 가치로 세심하게 구현했다. 해조류를 섞은 미장, 재생 기와와 패각류를 기반으로 만든 유약, 꼬막으로 만든 벽돌 등이 그 예다.

건축은 건축과 디자인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Δ영국의 어셈블Assemble Δ벨기에의 BC아키텍츠 BC Architects Δ프랑스의 아틀리에 루마 Atelier Luma가 맡았다.  R&D에는 순환 폴리의 건축 생산 큐레이터 역할을 해 온 윤정원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김형기 조선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특수 제작한 벽돌, 기와, 미장재료, 건축 패널의 제작에 드림라인, 클레이맥스, 고령기와, 세진플러스와 같은 기업들이 지원하였으며 실험적인 시공과 설계 과정에 스튜가하우스, 어반소사이어티, 송련재가 참여했다.

순환 원리를 적용한 조경에는 VNH와 안팎, 공예에는 김시월 공예연구소, 장지방, 스튜디오 오유경이 함께했다. 이코한옥은 작은 프로젝트지만 많은 이가 협업하며 지역 재생의 미래를 바라보는 공공의 가치를 창출한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지역 문화와 자원을 바탕으로 생태, 경제, 문화의 회복력을 지닌 자재를 개발한 이코한옥이 집을 짓는 방법의 전환과 확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명.
‘순환폴리Re:Folly’

장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로비
이코한옥(광주시 동구 동명동 209-106)

일자.
2024년 6월 18일(화) ~ 7월 14일(일)

SNS.
@gwangju_fo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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