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아이에프건축연구소 I.f Architecture & Research
공원 진입부의 새로운 도시풍경
미사누리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빅이너 : 비기너 Big(Inner)s for Beginners’ 프로젝트는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주택 겸 음향 디렉터의 사옥으로, 공원의 중요한 입구에 자리해 도시 경관을 고려한 설계가 관건이었다. 건축가는 공사 과정에서 주민들이 건물의 외관을 보고 호기심을 가지며 용도를 물어봤으며, 다양한 시각으로 건물을 감상했다고 회고한다. 아이들은 얼굴 모양, 주민들은 꽃, 어르신들은 갤러리로 보며 공원 입구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이 프로젝트는 공원 입구 경관을 확보하기 위해 건축선을 뒤로 물리고, 1층은 주차장 및 선큰sunken 외 모든 영역을 비워 공원의 연장선으로 설계했다. 열린 1층 필로티 공간은 공원과 건물 뒤의 시야를 확장하며, 방문자들에게 세련된 인상을 주고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곳은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잠시 쉬거나 이웃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 활용될 것이다.
시작하는 사람들 Beginners-Big(Inner)s
이 프로젝트는 한 가족(Beginners)의 일터이자 보금자리로 시작해 가족의 꿈을 담아낼 수 있는 ‘Big(inner)s’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열린 진입 층 아래는 음향 작업 공간이 있으며, 선큰 가든과 면해 지하임에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지상층은 ㄷ자 형태로 공원과 마주할 수 있도록 거실과 룸을 구성했으며, 계단은 도로에 면하도록 배치해 빛의 변화를 경험하게 한다.
2층은 부모님을 위해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했고 큰 창으로 공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3층은 젊은 부부와 어린 남매가 거주하는데, 다양한 레벨과 계단 놀이터로 공간을 채웠다. 최상층과 옥상은 아이들의 연극 무대와 가족들의 야외 영화관으로 사용되며, 옥상 테라스는 도심 속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외부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기준선
복잡한 내부 공간 구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바닥 및 창의 높이를 입면에 나타난 800㎜ 높이의 수평 기준선을 바탕으로 개별 공간의 필요에 맞게 조직해 간결한 도시 풍경을 형성했다. 밝은 무채색 벽돌은 공원과 도시의 배경이 되고 벽돌 사이 갈색 금속 띠는 창, 문, 난간 등과 같은 건축 요소로 작동하며 익숙한 재료로 낯선 풍경을 만든다. 공원과 길에 맞닿은 표면들은 테라스를 만들고 측창을 내어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신선한 빛과 공원의 풍경을 내부로 들인다. 창의 크기와 너비는 기준선에 따라 조정돼 다양한 시선에서 공원과 교감하도록 계획했다.
숨구멍
이 프로젝트는 크고 작은 숨구멍을 공간 곳곳에 건축적 장치로 사용했다. 지하의 남측 선큰은 빛을 들이고 지하 음향 스튜디오의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구분한다. 중심에 위치한 중정은 계단과 함께 지하부터 3층까지 열려 음향감독인 남편의 작업실과 가족의 안방을 시각적으로 연결한다.
계단실 및 옥상의 외벽은 공극 밀도를 달리해 벽돌을 쌓아 낮에는 은은한 빛을, 밤에는 내부 조명과 움직임의 실루엣을 드러내며 생동감 있는 도시 풍경을 만든다. 특히 밤에는 작은 숨구멍에서 나오는 불빛이 공원 진입로에서 시민들을 반기며 새로운 풍경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