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석정화 글 & 자료. 조한준 건축사사무소 JoHanjun Architecture
‘하늘우물집’은 건축주의 아내가 어린 시절 살아온 곳으로, 현재는 건축주 부부와 어린 두 아들, 장인·장모까지 3세대가 함께 거주하고 있다. 건축주는 남편이자 아버지, 사위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장기 해외 출장이 잦았다.
그러나 기존 주택은 과거 가족 구성에 맞춰 지은 공간이었기에 변화된 생활 방식과 가족 구조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재택근무가 길어지자, 기존 주택으로는 가족 여섯 명 각자의 요구나 취향을 맞추기 부족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활동량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집이 필요했다.
건축주가 집을 새로 짓고자 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변화된 가족 구성에 맞는 새로운 레이아웃, 노후한 건물의 개선과 효율적인 동선, 그리고 소통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이다.



대지는 전면 도로에 좁게 접하고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는 형태다. 1층에는 소매점을 두고 2층부터 4층까지를 주거 공간으로 구성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건축주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디테일은 단순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임대 수익을 고려한 다가구주택으로 계획하기 쉬운 조건이지만 건축주는 신축 주택의 모든 공간을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자 했다.



도심 속 주택이지만 집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작은 변화를 주고자 했다. 좁고 긴 대지 조건에서 채광과 통풍을 해결하기 위한 중정은 이 집의 핵심이다. 특히 중정을 2층에 배치하여 1층 상가와 분리된 주거 동선을 골목형 계단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주거와 비주거 기능을 상징적으로 분리했다. 2층 중정과 수원천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는 부모님 침실과 가족 소통의 중심 공간이 되는 식당과 주방을 배치했다.
3층과 4층은 건축주 4인 가족의 생활 공간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한 내부 동선은 외부 계단과도 이어진다. 이 외부 계단은 아래 계단의 처마 역할을 겸하여 우천 시 비를 막아준다. 아이들에게는 집과 놀이터 그리고 공부방 기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이 되도록 했다.





건축주는 엔지니어로서 패시브 주택*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전 주거 환경에서 겪었던 온열 환경의 문제를 집을 다시 지음으로서 해결하고자 했다. 따라서 별도의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창호의 기밀성, 열교차단 구조재, 열 회수 환기설비, 외단열 공법, 평지붕의 역전 지붕**, 외부블라인드 설치를 통한 냉방부하 감소 등은 이 집에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패시브주택: 단열·기밀·환기 성능을 높여 외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연 에너지로 실내 환경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주택.
**역전 지붕: 단열재를 방수층 위에 배치하는 지붕 구조로, 방수층을 보호하고 열적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는 방식.







이 집은 세대를 분리하면서도 하나의 단독주택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단면 조닝을 계획해야 했다. 가족 중심 공간은 저층부 마당과 가까이 두고 적절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열린 공간을 구축하고자 했다. 언젠가는 가족 구성원이 변화할 수밖에 없으므로 현재 건축주 부부가 향후 2층으로 내려오고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대지 조건 안에서 2층 마당을 만들고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진입 동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이 비운 공간은 4층까지 관통하여 지붕까지 이어지며 집 깊숙한 곳까지 빛과 공기를 끌어들인다. 동시에 가족 간의 시선과 이야기가 오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쉼의 공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이 집을 왜 ‘하늘우물집’이라 부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