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퍼니싱의 틀을 깨다

도심으로 들어온 '이케아', 서울 천호동에 첫 '플래닝 스튜디오' 열어
ⓒBRIQUE Magazine
글. 박종우 사진. 김현경 자료. 이케아코리아 IKEA KOREA

 

홈퍼니싱Home furnishing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홈퍼니싱 업계는 2~3년 전부터 이미 거센 변화의 바람을 겪어 왔다. 1인 가구의 증가, 해외 가구 브랜드의 국내 진출 등으로 홈퍼니싱 트렌드는 규격화된 가구를 사용하는 것에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개인화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지난 4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문을 연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는 상품 판매보다는 1:1 컨설팅과 개인별 추천에 주력함으로써 최근 몇 년간 지속되는 홈퍼니싱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변화하는 트렌드와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에 대해 담당자를 만나 들어봤다.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점 ⓒBRIQUE Magazine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플래닝’하다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하시는 일을 설명해 주세요.

저는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점(이하 천호점)의 전혜영 매니저입니다. 이케아가 한국에 처음 진출할 때부터 합류해 현재 6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이케아 광명점에서 일하다 올해부터 천호점에서 일하는 중이에요.
매니저로서 하는 일은 고객 성향을 분석해 매장에 어떤 상품을 보여주면 좋을지 계획 세우는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것과 함께 제품이 비주얼적으로 어떻게 보여야 될지 관계 부서와 협의해 진행하는 일도 맡고 있어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전반적인 전략 관련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전혜영 매니저(오른쪽) ⓒBRIQUE Magazine

 

전략 관련 일을 하신다니 여쭤보고 싶은데요. ‘플래닝 스튜디오’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존의 국내 이케아 매장들은 고객이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매장에서 직접 쇼핑을 하고, 상품까지 그날 가져가는 시스템인 대형 매장입니다. 흔히 말하는 ‘코스트코’ 같은 곳이죠. 반면에 플래닝 스튜디오는 ‘도심 접점형 매장’으로 수도권 외곽 대신 고객이 조금 더 쉽게 방문하실 수 있는 곳에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 홈퍼니싱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간과 제품 ‘플래닝’을 해드리고, 매장에서 저희 제품을 가져가는 것이 아닌 배송을 통해 집에서 받아보실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플래닝 스튜디오라는 명칭을 사용해 강조한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골라드리겠다(플래닝) 해서입니다.

‘도심 접점형 매장’은 또 무언가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케아 매장들은 보통 창고형 매장이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수도권 외곽에 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고객들이 좀 더 근거리에서 빠르고 편안한 쇼핑을 원하는 니즈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실제로 매장에서 제게 이케아 가려면 하루 마음먹고 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분도 있었고, 에버랜드 가는 것처럼 생각하고 방문한다는 분도 있었고요. (웃음) 그런데 이제 도심 내 가까운 곳에도 매장이 생겨서 서울에 사는 고객들이 많이 방문해주고 계세요.

 

ⓒIK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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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으로 입지를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케아는 고객의 니즈, 홈퍼니싱에 대한 니즈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합니다.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고 홈퍼니싱에 대한 니즈가 많은 장소, 그리고 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었는데요. 천호동이 저희의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라는 판단이 들어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5호선과 8호선이 지나가는 곳이라 교통도 편리하고요.

 

스스로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컨설팅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저희 매장에 들어오면서 느끼셨겠지만, 천호점은 침실과 아이 방, 드레스 룸 위주의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곳이에요. 예를 들어 침실 가구를 바꾸고 싶은 고객님이 침실 사진을 촬영해오시거나 침대 사이즈를 재오시면, 저희가 그것들을 바탕으로 여러 질문을 통해 고객님께 맞는 상품을 추천해드리는 거죠.
가족 구성원은 어떤지, 평소 수면 습관은 어떤지 등을 질문해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드려요. 단순 상품 추천을 해드릴 때도 있고, 타사 제품들과 어울리도록 ‘꼴라주’ 작업까지 도와드리기도 해요. 아니면 가구 배치도를 직접 보여드리면서 상품 설명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고객과 천호점 직원이 1:1 컨설팅을 진행하는 모습 ⓒIKEA
천호점 직원이 제품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IKEA

 

그렇다면 도심 접점형 매장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추천이나 큐레이션에 집중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맞아요. 저희는 1:1 컨설팅을 하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가 (구매하는 제품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할 수 있죠. 고객들이 저희 매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스스로 구매하실 수도 있지만, 저희 같은 전문가가 옆에서 상담을 해드린다면 좀 더 편안하게 쇼핑을 즐기실 수 있으니까요.

어느 제품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가구는 특히 사전 지식이 없으면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그렇죠. 가구에 관심 많고 홈퍼니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신 분들이라면 특정 스타일의 제품을 원한다고 정확하게 말씀하실 수 있겠죠. 하지만 매장을 찾으시는 대부분의 고객 분들은 “저는 그냥 침대 바꿀 건데요, 어떤 게 있어요?” 정도로 물어보세요. 그래서 저희가 상담을 위해 고객들에게 가족 구성원 특징이 어떤지, 집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 지 등을 꼭 여쭤봐요. 고객의 특징에 꼭 맞는 상품을 저희가 추천해드릴 수 있도록요. 저희 매장에 쇼룸이 있는 것도 고객들에게 영감을 드리기 위해서에요. ‘내 집도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이 상품을 이렇게 쓰면 분위기는 대략 이렇구나’라는 걸 알려드리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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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게 되면, 고객들이 관심있어하거나 많이 물어보는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직은 많은 분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어려워하세요. 그렇다보니 ‘꼭 이걸 원한다’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여러 질문을 통해 원하는 것을 찾아드리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들이 ‘수납 솔루션’은 원하시는 것 같아요. 가령 침대를 구매하더라도 서랍이 있는 것으로요. 수납 솔루션을 원하는 건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똑같긴 하더라구요.

 

‘전형성’을 벗어난 홈퍼니싱


이케아는 스웨덴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기업이죠. 같이 일하시는 동료들 중에 외국인이 많은가요?

일단 스웨덴 사람들은 당연히 많아요. (웃음) 러시아 사람도 있고, 호주, 미국, 일본까지 정말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있어요. 글로벌 회사로서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서 일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같이 일을 하고 있죠.

국적이 정말 다양하네요. 다른 나라 동료들이 보기에 한국 주거 라이프스타일에서 독특한 점은 무엇이라고 말하시나요?
바닥에 까는 ‘요’를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서양 사람들은 침대 생활을 하니까 요라던지, 온돌 같은 것들을 흥미롭게 보시고 좋다고 얘기하세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파트 문화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집 구조가 규격화되어있잖아요. 거실에는 꼭 소파가 있고 TV도 있어야 하고. 마치 정석처럼요. 그런 부분들을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최근엔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오픈 당시 이케아 본사 관계자들에게 쇼룸을 소개하고 있다. ⓒIKEA

 

매니저님 보시기에 다른 나라의 주거 라이프스타일에서 흥미로우셨던 게 있을까요?
저는 외국인 동료들 집에도 몇 번 방문해봤어요. 그 분들 집에 가면 카페트가 기본적으로 거의 다 깔려있고, 밝은 톤의 가구를 많이 사용하시더라고요. 한국 사람들은 카페트는 먼지가 나서 잘 쓰지 않는 경향이 있잖아요. 카페트를 사용하더라도 특정 포인트에만 사용하거나요. 가구도 좀 더 뉴트럴(무채색)한 톤을 선호하고요. 그렇다보니 국가에 따라서 인테리어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우리나라도 주거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이케아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실제로 집을 방문해요. 예전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벽에 못 박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고 느꼈어요. 본인 집이 아닌 경우도 많고, 벽에 구멍이 생긴다는 것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벽 인테리어’가 굉장히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벽에 선반이나 액자를 설치한다거나, 벽에 꽂을 수 있는 핀으로 사진을 거는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이런 벽 인테리어들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거 우리나라 거실 인테리어를 보면, 거실장 위에 TV, 그리고 쇼파와 협탁의 전형적인 구조가 많이 보였어요. 최근에는 거실을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다이닝 공간으로 꾸민다거나, 자녀가 있는 집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처럼 사용하고자 소품을 더하기도 해요. 그외에도 거실을 홈 오피스, 서재, 카페처럼 바꿔 사용하는 트렌드가 많이 보여요.

새로운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확실히 내 삶에 맞게 (인테리어를) 변화시키는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고 있어요. 홈 퍼니싱 솔루션으로 내 주위 환경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거죠.

 

잠재된 ‘니즈’를 느끼기 시작하다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코로나19로 인한 이케아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회사 내부적으로는 일단 아까 말씀드렸던 집 방문은 하지 않고 있고요. 제품 판매 경향을 보면,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집과 자기 주위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재택근무 때문에 생기는 변화겠네요.
네. 구체적으로는 집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쿠킹 관련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거기다 집 안을 쾌적하게 만들 수 있는 수납 용품과 정리 용품, 화분이나 식물 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중이죠. 그리고 효율적이고 편안한 재택 근무를 위해 홈 오피스 가구나 조명 제품도 많이들 찾으세요.
타 브랜드 상황은 잘 모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고객들이 잠재되어 있던 ‘니즈’를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집에 대한 니즈가 적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생겨버린 거죠. 집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되면서 집의 기능과 역할이 확장되고, 사람들이 집에 기대하는 가치도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큰 소파가 필요해졌다든지 좋은 의자가 필요하다든지. 요즘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을 보면 다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는 현 상황에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IKEA
ⓒIKEA

 

앞으로 천호점, 혹은 이케아의 목표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이 곳이 국내 첫번째 도심 접점형 매장이고, 시작한 지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고객 접점 운영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더욱 쉽게 이케아를 만나고,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포맷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비전에 따라 높은 품질의 지속가능한 홈퍼니싱 제품으로 더 많은 한국 고객이 홈퍼니싱에 대한 영감을 받고 집을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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