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캇 컨템포러리, 네빈 알라닥 국내 첫 개인전 ‘모션 라인’ 개최

에디터. 김지아  자료. 바라캇 컨템포러리

세계적인 설치 작가 네빈 알라닥Nevin Aladag의 국내 첫 개인전이 오는 7월 24일까지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모션 라인’은 소리와 형태,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이미지를 통해 일상에 내재한 다층적 맥락을 살피고 새로운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조명하는 전시다.

터키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독일로 이주한 네빈 알라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일상의 사물과 언어, 도시의 건축 양식과 자연 풍경에서 작업의 재료를 찾고 이를 설치, 조각,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실험하며 소리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시청각적 경험을 자극하는 그의 작업 세계는 문화적 정체성과 관습, 계층 등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구조적 문제에 대해 재고한다.

갤러리 벽에 설치된 ‘행진곡’(2014)은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마지막 악장에 해당하는 악보를 구현한 작업으로, 바젤 역사 박물관에 소장된 19세기 포탄들을 94개의 녹슨 철로 캐스팅해 음표로 치환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반구형의 대포알들이 갤러리 벽을 따라 늘어서 하나의 거대한 악보를 이루고 있다. 그로써 작업은 모차르트 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이자 대포알이 상징하는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전달하는 시청각적 이미지로 동시에 기능한다.

‘공명기’(2018)와 ‘현악기 공명기’(2019), ‘타악기 공명기’(2019)는 직선, 대각선, 원, 삼각형, 사각형과 같은 기하학적 형태들이 결합된 아상블라주 조각이다. 하지만 이는 작가가 전문 악기 제작자와 협업해 만든 실제 악기이기도 하다. 소리를 생성하고 증폭하는 ‘공명기’ 연작은 여러 문화권의 오브제가 혼성된 악기로, 그 자체로 소리의 역사를 공유하는 물리적 장소가 된다.

3채널 영상 ‘세션’(2013)은 사물이 만들어내는 움직임과 소리에 집중한 작품으로, 2013년 샤르자 비엔날레 초청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영상 속 등장하는 악기들은 모두 이민자들의 전통 악기로, 도시를 대표하는 사회적 존재로 표현된다. 악기와 사운드로 환유되는 문화적 정체성을 시적으로 풀어내면서도 사물과 풍경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전시장 2층에 설치된 ‘소셜 패브릭’(2022), ‘잘리’(2020, 2022), ‘패턴 킨쉽’(2022) 연작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적 기원의 건축 양식과 전통 문양, 동물의 발자국 등을 모티프로 패브릭, 세라믹, 알루미늄 등 각기 다른 재료를 활용해 콜라주한 작품이다. 알라닥의 작업은 “다양성을 토대로 한 동시대 정체성의 중요한 측면인 디아스포라 문화, 즉 뿌리, 기원, 소속이라는 오래된 개념에 맞서 간주되는 장소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 문화적인 내러티브를 생성한다.

작품을 통해 사물, 음악 그리고 언어를 탈맥락화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변화하는 인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알라닥의 작업 세계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소리를 상상하도록 이끈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퍼포먼스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두 명의 국악 연주자 황진아(거문고), 김해나(전통 타악기)가 알라닥의 대표작이자 악기인 ‘공명기’(2018), ‘현악기 공명기’(2019), ‘타악기 공명기’(2019)를 연주한다. 이는 모션 라인을 상상하는 작가의 세계를 또 다른 차원으로 확장해 나가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명.
모션 라인 Motion Lines

일시. 
2022년 5월 25일(수) ~ 7월 24일(일)

장소. 
바라캇 컨템포러리(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7길 36)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화~일  10:00~18:00(월요일, 공휴일 휴무)

문의. 
02-730-1948

공식 홈페이지.
barakatcontempora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