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희진 인턴 글 & 자료. 디자인스튜디오 모노
에피소드원 신사Episode 1. SINSA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업지구인 강남구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상 신사동으로 가로수길과 압구정 로데오거리 사이에 있으며 주거와 상업시설들이 공존하고 있는 형태였다. 설계에 앞서 사이트가 가진 가능성과 건축의 지속성, 건축폐기물의 환경적인 이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했다.
‘화인빌라’라는 이름의 기존 건축은 1996년에 준공된 다세대주택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와 연면적 420m²의 공간에 아홉 세대라는 합리적인 세대 수를 확보하고 있었다. 준공 30여 년을 바라보는 만큼 이 건물은 적벽돌의 외장재와 에머랄드빛의 창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구축 빌라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이 건축물을 신축이 아닌 증축 및 대수선을 통해 공동이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 건축 용도를 다세대주택에서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했으며 66m² 면적의 1개 층의 증축을 계획했다. 지하와 지상 1층은 F&B 공간으로, 2~4층은 사무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해 나갔다.
F&B 공간을 염두에 둔 지하와 지상 1층은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입구의 오른쪽 외벽을 허물고 선큰sunken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이 영역에 선큰을 구성한 것은 코너 건축물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거리에서 외부 계단을 통한 접근이 용이해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깊은 색을 드러내는 적벽돌은 유지했다. 이는 건축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또 다른 이점을 취하기 위한 방향이었다. 더 많은 빛을 들일 수 있도록 창의 높이를 확장했고, 계단실의 창은 영롱쌓기로 단열을 보장하면서 벽돌과 벽돌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의 연출로 건축물의 이미지를 크게 변화시켰다. 최상층을 증축했으며 옥외 공간의 기둥을 통해 외곽 형태를 보완하여 부피감이 느껴지는 반듯한 입면을 완성했다.
내부는 상업과 사무 공간으로써의 활용을 위해 구조 보강 후 구획된 벽을 철거해 확장감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증축한 루프탑 공간은 일의 영역과 분리되어 쉼과 놀이가 이루어지는 도심 속 아지트와 같이 사용되길 바라며 디자인 되었다. 일조권 사선 제한이라는 규제로 사선 창호를 설계했고, 사용자가 특별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고민했으며 사무 공간과 다른 소재와 빛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프로젝트는 건물을 철거하고 멸실 후 새로 짓는 것이 아닌, 대수선하는 한계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Episode 1. SINSA에서 ‘정씨네빌딩’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노후건축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가치가 생겨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