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석정화 글 & 자료. ㈜엔이이디건축사사무소 N.E.E.D. Architecture
‘포스톤즈 삼청’은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녹지가 펼쳐져 있고, 한옥부터 현대식 건물까지 켜켜이 중첩된 삼청동 동네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있다. 북악산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자연에 마침표를 찍듯 수백 년 된 큰 은행나무와, 멀리 도심 스카이라인이 중첩된 서울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햇살의 각도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삼청동의 다채로운 풍경을 어떻게 건축에 담을지 고민하던 중, 발주처에서 이전의 삼청동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넓은 옥외 정원과 연계하여 마당을 활용할 수 있는 1층, 시원하게 트인 높은 5m 층고와 남쪽 풍경의 전망을 갖는 2층의 공간구성을 정한 후, 2층을 낮게 띄움으로써 커피를 들고 이동하는 손님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고, 2층에 앉으면 담장 너머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높이를 고려했다. 제한된 법적 높이규제 안에서 이러한 공간구성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허용된 용적률을 모두 채울 수 없는데, 공간이 담아내는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진행할 수 없는 방향이었음에도 발주처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초기 디자인 방향이 결정되었다.



건물의 외부 입면은 파도가 반짝이며 부서지듯 햇살이 건물에 물결처럼 맺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디자인하였다. 입면에는 리듬감을 주는 큰 곡선과, 약하게 굴곡진 벽돌의 입체적인 선형이 반복된다. 그 리듬은 일정하지 않게 배치되어, 아침에 햇살이 정면으로 들어올 때는 입면 전체가 밝게 빛나고, 낮 동안 해가 높아져 남쪽으로 넘어가면 곡선의 입체감이 더욱 도드라진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면, 서쪽으로 해가 점차 기울며 건물이 해를 등지고, 그림자로 뒤덮인 입면에는 여운처럼 잔잔한 그림자의 물결이 남는다.
입면 벽돌 재료의 색상은 삼청동의 한옥과 담장 등에 사용된 색상을 참조하여 햇빛과 수분을 머금은 정도에 따라 밝은 회색, 짙은 회색, 연한 녹색 등 다양한 톤으로 변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건축물의 넓은 입면이 부각되어 보이고, 다가가면 전통건축의 루 하부로 진입하듯 떠 있는 볼륨 아래 깊은 처마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커피 카운터 후면을 투명한 유리로 개방하여 외부 조경으로 시야를 확장시키고 바닥재와 카운터를 구성하는 재료를 벽돌과 유사한 톤과 질감을 가진 재료로 마감하여 정원 한가운데에 오롯이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은은한 빛을 머금은 전통 한지의 천장은 밝은 빛을 머금으며 방문객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위로 이끈다. 주문하며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고 나면 우측으로 브론즈 톤의 발색 스테인리스로 마감된 계단이 방문객을 상부 공간으로 유도한다.
2층은 음향을 고려한 공간의 비례를 참조하여 장방형의 형상을 만들고, 내부 공간에 소리와 빛을 자연스럽게 퍼트리기 위하여 물결치듯 휘어지는 벽면을 상상하였다. 소리와 빛을 담아내는 곡선의 형상은 후에 외부 입면에도 적용되어 건축물의 내 외부 벽체를 디자인하는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