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석정화 글 & 자료. 유가건축사사무소 U.GA Architects
대지는 과거 산업 거리였으나, 현재는 산업적 감성을 담은 리모델링 상점들이 모여 있는 부산 ‘전리단길’에 위치한다. 인접한 건물들은 보편적인 상업시설의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달리 어반에그는 도시적 질서에서 살짝 비켜난 구조를 통해 도시 속 틈의 여유를 제안하고자 했다. 도시 한복판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 있는 틈이자 보호막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 의미를 담아 ‘어반에그Urban Egg’라는 이름을 붙였다.


복잡한 도시 환경 속에서 여러 겹의 벽이 중심 공간을 감싸는 구조를 만들어갔다. 겹과 겹 사이의 틈에는 테라스와 수공간을 배치해 자연과 도시가 시각적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닫힌 벽 사이에 조심스럽게 열린 틈은 공간에 여유와 긴장감을 동시에 만든다.


외부는 목재 거푸집의 흔적이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산업적인 절제와 자연스러운 따뜻함이 공존하는 질감이다. 이러한 재료의 분위기는 활기찬 거리의 시각적 소음을 흡수하고, 도시 속 고요함으로 전환되는 감각적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도시에서 숙소로 향하는 과정에서 실내와 실외를 인위적으로 분리하거나 기능적으로 구분된 휴식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완만한 슬로프Slope*와 단차를 두어 이동하는 동안 공간의 변화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슬로프Slope: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바닥이나 경로를 의미한다. 계단 대신 높이 차를 연결하는 공간적 장치.


슬로프를 따라 이동하면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에 도달한다. 4층과 5층 객실의 수공간에서는 일정하고 맑은 물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물소리는 도시의 소음을 덜어내고 자연광과 어우러지며 이용자의 감각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상층부의 두 객실은 어반에그의 정체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곡면으로 둘러싸인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 외부의 소음과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객실은 ‘도심 속 오아시스’를 주제로 서로 다른 분위기의 두 가지 콘셉트로 구성했다. 4층 ‘오아OA’는 음악과 영화, 원형 수공간을 중심으로 한 공간이다. 하늘까지 열린 원형 공간 안에서 원기둥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5층 ‘시스SIS’는 루프탑 테라스와 녹지를 중심으로 도시와 자연의 분위기를 함께 담아낸 공간이다. 카운티 트County Green**과 토프Taupe*** 계열의 색채를 사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수공간과 연결된 테라스에서는 서면과 전포동의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카운티 트리County Green: 자연의 녹지를 연상시키는 차분한 녹색 계열의 색상.
***토프Taupe: 회색과 갈색이 섞인 중간 톤으로, 부드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색상.


어반에그Urban Egg는 건축과 공간, 브랜딩이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고민했다. 덩어리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시간, 긴장과 정적, 빛과 그늘의 감각을 통해 도심 속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