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현자연 인턴 글 & 자료. 1990uao + JADRIC ARCHITEKTUR
수성구는 지난 수년간 차례대로 매입한 공공 자산을 활용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노력의 시작은 건축가 그룹 3개를 선정해 공공 *앵커anchor시설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일구구공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는 비엔나공대 믈라덴 야드리치 교수가 있는 JADRIC ARCHITEKTUR와 함께 사업에 참여했다. “생각을 담는 공간이 생기길 바란다”라는 수성구청장님의 바람을 들으면서 교토에 있는 ‘철학자의 길’이 떠오르기도 했다. 예술과 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대구의 전통적인 주거지에 자연풍광을 길로 잇고 곳곳에 공공 종합 지원 시설을 배치한다는 계획에 공감했다. 시민들이 걸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경제자유구역이나 행정중심복합도시처럼 새롭게 조성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핵심 자족시설로 대학, 외국교육기관, 국제기구, 병원 등이 있다.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공간 네트워크의 한 축이 될 문화시설로 들안마을 스튜디오를 계획했다. 들안어린이공원 주변 다가구주택 중 한 채를 리노베이션renovation하는 작업이었다. 주택으로 사용하던 집이라 1층은 주차를 위한 *필로티pilotis 형식이었다. 공공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면 주차장 산정방식이 달라져 1층에 여유 공간이 생긴다. 주차하지 않는 부분은 사용자가 비를 피할 수 있는 반半 외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건물 1층을 거의 기둥 만으로 한 층이 되게 하고 주위의 땅과 이어져 건물로 지상을 점유하지 않고 지상의 교통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의 건축물
1층의 여유 공간이 인근 공원과 이어져 지역주민들이 활발히 사용하기를 바랐다. 공원이 공공 공간 내부로 침투하는 느낌이 들도록 재료와 색상을 외부와 비슷하게 연출했다. 사용자와 방문자가 연속적인 공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그 외에도 서가, 모빌리티 충전, 빔프로젝터와 같은 외부용 공간 요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기존 외피를 철거하고 가벼운 외단열 시스템으로 단열성능을 확보했다. 추가로 설치와 관리가 쉬운 알루미늄-익스팬디드 메탈 패널로 이중외피를 덧씌웠다. 기존 창호에 새로운 규칙을 덮으면서도 빛과 바람이 통하는 방식이다. 구간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강조해 형상화했다.
체류시간은 길게, 내부 공간은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특정인이 사적으로 완전히 점유하지는 못하도록 고민했다. 이런 공공시설의 공간 이용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계단실의 바닥 일부를 개방했다. 기존 건물의 주거 단위가 여러 개이고 계단의 층별 공용 공간도 크기가 같지 않아 공간과 공간이 단절되었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었다. 건물은 단면적으로 개방되어 시선과 소리가 연속되고 공간적 통합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