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최성우 객원 글&자료. 스몰웍스 건축사사무소
건물의 정면, 파사드 façade
전면의 직사각형의 노출콘크리트 프레임의 진입구는 거대한 정면에 대비하여 작은 끌림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로 계획했다. 박스의 단 하나의 개구부인 대문은 외부와 내부 공간 간의 일종의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 단단한 껍데기Skin에 작은 구멍을 뚫어 내부로의 흡입력을 극대화하고자했다.
반투과성 껍질
주택 전체를 붉은색의 벽돌 껍질로 감싸 내부 공간으로부터 외부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과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자 했다. 또한 우리는 하나의 주택에서 도시적 특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건축주 역시 동의했다.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세종시의 의도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고 고밀도 도시에서의 주거 생활방식을 고수하고 싶어하는 건축주의 방향성이 만나 나타난 결과물이 이곳이다.
다공의 매스
벽돌로 쌓은 단단한 박스, 육중한 덩어리Mass가 엄청난 무게로 지면을 누르듯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노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작은 구멍, 대문을 지나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무 속을 통해 전혀 다른 곳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달까? 확 트인 오픈스페이스를 만나게 된다. 실내 공간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여정과 높은 벽돌벽 아래 잔잔히 햇살이 들어오는 마당은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이다.
현관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수직적 이동 동선인 내부 계단 오른쪽에 대나무정원이 있다. 하늘까지 뚫려 있는 정원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덕분에 밝아진 효과를 거둔 것은 물론, 계단 층계가 마치 가볍게 떠있는 듯해 보이지 않는 미지의 2층 공간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생기고 투명하고 경쾌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쇄석이 깔린 중정과 2층의 테라스는 오직 실내 공간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면서 박스 안 순환동선 안에서 적극적으로 실내외 공간 간의 관계를 맺게 된다.
실내 공간의 높낮이Level 차이
평지에 세워진 주택 2층 바닥의 높낮이 차이를 둔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던 내부를 반영하지 않는 외부라는 공간 설계 방향과 이어진다. 단순한 박스인 외형과는 다른 내부 공간에서 다양한 공간 경험이 가능하길 바랐다. 미로와 같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껴지게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높낮이 차이를 통해 수직적 이동, 공간의 활용 등이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순환하는 내부
고운동 주택은 순환하는 평면구성을 갖고 있다. 순환한다는 것은 방향성이 없어도 좋다는 것이다. 공간을 경험하고 이용하는 다양한 패턴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2층의 경우, 순환하는 도중에 외부 공간을 만나기도 하고, 그 때 중정을 통해서 1층 공간과의 중첩 또는 간섭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평면 구조 안에 살게되는 사람에게 다양한 삶의 방식을 촉발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