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희진 글 & 자료. 엘리펀츠 건축사사무소 Studio Elephants
새롭게 인공적으로 조성되는 신도시의 단독주택 필지는 대부분 주변 컨텍스트를 반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또한 필지에 적용되는 지구단위계획의 규제와 각종 지침 등은 주변과의 조화를 독려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건물의 획일적인 디자인을 유도하기도 한다.
세종시에 위치한 ‘반곡동 단독주택’은 기존의 컨텍스트 중 유일하게 남은 대지 지형을 모티브로 삼아 계획한 건물이다. 단지 내 길모퉁이에 위치한 개방감 있는 대지는 2미터에 가까운 레벨 차이가 있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반영해 공간을 계획했다.
대지의 경사를 유기적으로 활용하고 목구조를 사용해 자연스러우면서도 다양한 층의 공간을 만들었다. 현관과 차고를 가장 낮은 층에 배치하고,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높은 대지 층에 식당과 주방을 계획해 같은 높이에 있는 마당을 편히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식당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거실은 낮은 층 차고 위에 배치해 LDK(Living, Dining, Kitchen) 공간의 다양한 레벨을 유도했다. 개별 다락 또한 구성했다. 이러한 공간들을 반영한 창문 위치들로 입면의 변화를 꾀했다.
반 층 올라간 스킵 플로어skip floor 구조의 거실은 경사지붕으로 덮여 있으면서도 일부는 다락을 받치는 적층 형태로 돼 있다. 개별 하중을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벽체들로 분산함으로써, 공간마다 다양한 레벨과 층고를 구현했다. 주로 거주 공간이 배치된 2층은 경사 지붕의 형태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맞통풍과 채광 등을 고려했으며, 목구조의 장점인 쾌적함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일반적으로 북미식 경골 목구조는 규격화된 부재 사이즈로 인해 합리적인 공사비와 우수한 단열 성능을 갖고 있다. 지진 상황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진 성능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층고와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는 제약이 있다. 반곡동 단독주택은 기존 경골 목구조 방식의 한정된 폭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교차로 배치해 다양한 층을 건물 내에 구현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