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집@연남

어쩌다집@연남

  • Architects건축사무소
    (주)건축사사무소 SAAI
  • Architect in Charge책임 건축가
    이진오 Jinoh Lee
  • Design team디자인팀
    유승민 Seongmin Yoo, 원성필 Sungpil Won
  • Location건물 위치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Yeonnam-dong, Mapo-gu, Seoul, Korea
  • Building use용도
    다세대주택 multiplex housing
  • Site area대지면적
    204.60㎡
  • Built area건축면적
    120.93㎡
  • Total floor area연면적
    409.17㎡
  • Building scope규모
    지상 5층 5F
  • Building to land ratio건폐율
    59.11%
  • Floor area ratio용적율
    199.99%
  • Main structure주요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RC
  • Exterior finish외장 마감재
    스터코 외단열시스템, 고흥석, 석재타일
  • Structural engineer구조
    은구조(주)
  • Mechanical engineer기계
    보우엔지니어링
  • Year completed완공연도
    2015
  • Photographs사진
    조재용 Jaeyong Cho
ⓒJaeYong Cho

글_건축사사무소 SAAI

결혼한 이후로 신도시 아파트, 본가 근처의 다세대주택, 신도시 아파트, 사무실 근처 다세대주택에 살았다. 지하철에서 매일 낯선 이웃들과 마주쳤다. 야근을 밥먹듯 하느라 집은 늘 잠만 자는 곳이었다. 긴 출퇴근 시간과 단조로운 환경이 싫었다. 이사를 하고는 수시로 부모님을 찾아뵈야 했다. 낡고 허술하게 지은 집이라 불편했다. 집주인이 사업에 실패했다. 전세집은 경매에 넘어갔고 전세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했다. 평생 집을 갖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했고 힘겹게 대금을 납입했다. 다시 찜질방, 공원, 대형마트에서 휴일을 보냈고 출퇴근 시간이 힘들어졌다. 견딜 수 없어 팔리지 않는 아파트를 전세로 돌리고 반전세로 서울로 돌아왔다. 집근처에서 약속을 하고 술을 마시니 좋았다. 활기찬 동네라 새벽까지 시끄러웠다. 주차문제로 매일 낯선 사람과 통화를 해야했다.

ⓒStreet-H

부모님이 출가한 자식들이 다시 모여 큰 집을 짓고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하셨다. 죄송하지만 나는 반대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건 괜찮지만 한 집에 모여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과 생활방식이 다른 성인이 혈연이라는 이유로 같이 살아야만 것은 문명이 아니다.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 적당히 연대를 이루고 살고 싶었다. 마침 파트너 임태병 소장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주택을 추진하고 있었다. 리서치를 진행하고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반응이 좋았지만 모인 사람들의 상황이 맞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SAAI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공무점을 만들고 단독주택을 고쳐지어서 ‘어쩌다 가게’를 꾸렸다. 협동조합을 통한 방식이 어렵다면 일반적인 개인투자를 통해 공유주택을 만들기로 했다. 아파트를 팔아야만 했다. 집짓기에 아내가 흔쾌히 동의했다. 같이 사는 사람이 건축주가 되었다.

ⓒJaeYong Cho
ⓒSangho Kim

설계과정은 조심스러웠다. 공유주거 기획에 경험과 열정을 지닌 서울소셜스탠다드와 함께 리서치를 진행했다. 마을만들기시범지역(서울휴먼타운)에 속한 대지를 선택하고 소규모의 다양한 주거형식(9세대)을 풍부한 공용공간(라운지, 동네부엌, 수직골목)을 통해 독립적으로 엮어내기로 했다. 임대료는 법규해석의 경직성과 지자체 규정의 불합리함을 설득하느라 인허가 기간이 길어졌다. 부담을 줄이고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기위해 인접대지와 공동개발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SAAI

 

ⓒSAAI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연남동에 집을 짓고 있습니다. 가게와 사무실, 원룸과 셰어하우스, 복층주거가 골목과 마당, 라운지를 공유하는 집입니다. 모이고 공유하면 일상이 더 재미있고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어쩌다집’에 함께 살고 싶습니다.”

입주자 모집에 붙인 글이다. 지인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을 접한 30여 명이 모였다. 각자 원하는 주거형식과 입주일을 기준으로 함께 살 사람들이 정해졌다. 문화기획자, 건축가, 디자이너, 한의사를 직업으로 하는 30~40대의 참한 사람들이다. 1층의 동네부엌은 어쩌다집 식구들과 이웃주민을 연결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도시형 장터 마르쉐 출점팀이 건강한 이탈리안 가정식과 카페 운영한다.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더욱 닮아갈 것이다.

ⓒSAAI
ⓒJaeYong Cho

집을 짓는 동안 이웃 주민에게 많은 불편을 드리고 관심을 받았다. 무던하고 호기심 많은 분들과 이웃이 된 것에 감사한다. 그분들이 보기에 만들어온 과정과 생김새가 특별할 수 있지만 함께하는 일상은 그리 특별하지 않기를 바란다. 바람직한 일상은 본래 보통의 가벼운 삶이니까. 가볍게 살기위해 오늘도 가진 것을 덜어낼 것이다.

ⓒJaeYong Cho
ⓒJaeYong Cho
ⓒJaeYong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