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피엘에스 건축사사무소 PLS Architects
일상과 일터를 함께 담은 집
거제도 조선산업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하는 아주택지개발지구에 주변 다세대주택들과는 사뭇 다른 집이 있다.
1층은 노출콘크리트, 2층 전면은 흰색 페인트로 마감한 건축물이다. 중정으로 진입하면 부부가 운영하는 작지만 외부공간이 여유로운 카페 ‘아주르’의 채광창 역할을 하는 작은 틈새가 있고, 철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세 가족을 위한 중정을 품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이 집의 이름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담아, 아이의 이름을 따 지은 ‘뚜뚜 하우스’이다.
집의 추억을 공유하는 과정 속, 다른 생각의 가치
건축주 부부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아이와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을 짓고자 했다. 부부는 집을 짓기 위해서 오랜 시간 꿈꾸어왔다. 직장이 가까운 곳, 카페처럼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아이의 교육에 불편함이 없으면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집이 자리 잡을 가장 적절한 공간을 원했다.
아주택지개발지구는 그들에게 적합한 부지였다. 부지 조성 당시 조선업 경기는 활황기였고, 이에 따라 거제도에는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소형 다세대 주택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주지구 역시 유사한 형태의 집들이 우후죽순 만들어졌다. 하지만 건축주는 주변 건축과는 다른 목적을 가진 집, 아이가 중심이 되는 집, 본인들이 꿈꾸는 가치의 집에 집중하고자 했다.
지구단위계획의 재해석
지구단위계획 지침과 같은 규제 수단은 건물의 용도, 규모와 형태, 건물과 외부 공간의 관계, 지붕의 형태 등을 통제해 도시의 미관을 개선하고 양호한 환경을 확보하는데 용이한 법적 수단이지만, 때로는 건축주 개인의 꿈과 건축가의 상상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건축주의 요구는 부부가 운영할 작은 카페,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면서 마당이 있는 집, 두 개의 프로그램이 통합되어 한 건물에 존재하지만 분리된 공간이었다.
요구조건을 수용하려면 건물의 배치, 상가와 주거의 면적 비율, 형태 및 재료 등 지구단위계획 지침의 규제를 활용하면서도 다름을 위해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가 비율과 주거 비율이 4:6, 물매 (지붕이 기울어진 정도) 4/10 이상, 경사 지붕의 비율이 전체 지붕의 50% 이상이라는 규정을 적용했다. 주변 다세대주택으로부터 개방되면서 보호되는 구조로 공간을 구분 짓는 방식을 택하여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의 완전한 분리를 제안하였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집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일까지 꾸려야 하는 이 집의 일상은 바쁘기도 하지만 공간 하나하나에 밀도 높은 시간이 쌓여간다. 새 집에서 아이와 함께 새 일을 하는 건축주 부부에게 집이 응원군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