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05STUDIO 정리 & 편집. 안인규 인턴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에서 나고 자란 건축주는 살던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집을 짓기 위해 인근에 30평 정도의 작은 대지를 마련했다. 또한 1층에 상가를 넣어 친구와 함께 가게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태어난 아이가 형제가 생기고 그들의 독립공간이 필요해질 때까지 계속 가족들의 집으로 유지하겠다는 바람으로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해 왔다.
대지는 하계역에 있는 을지병원에서 150m 정도 떨어져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병원이 있는 대로변 낮은 건물과 반대쪽 공동주택 앞 공지 덕분에 북쪽과 남쪽 모두 탁 트인 시야와 채광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양쪽 인접건물들의 좁은 이격 거리와 대각선으로 적용되는 일조권 간섭은 작은 대지에서 피할 수 없는 큰 과제였다.
우리는 불규칙한 형태의 작은 대지 안에서 넓은 생활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형태의 사치를 부릴 여유없이 정직한 매스와 효율적인 모듈로 시작했다. 그러나 일조권 사선이 간섭되는 인접 대지로 인해 매스는 이상하게 깎여 나가야만 했다. 또 제한된 건축면적 안에서 1층에 최대한 넓은 상가면적을 확보하기 위하여 반대편의 주택은 주차장과 입구 외 더 이상의 공간을 제공할 수 없어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야외공간은 턱 없이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매스의 결정적인 디자인 요소가 돼 각층마다 작은 실들과 연결되는 계단식 법적 테라스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계단식 테라스가 있는 주택 입면은 남쪽에 배치돼 반대편의 공동 주택과 마주보고 있다. 개방된 테라스로 채광과 야외공간을 갖는 대신 조용한 주택가에서 소음과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직적 조경으로 경계를 만들어 내면서 계단식 매스를 더 강조한다. 반면에 북쪽 입면은 을지병원과 많은 보행자들이 지나가는 대로변에서 잘 보여야 한다.
1층 일반음식점을 방문하는 잠재적 고객들에게 눈에 띄기 위해서 벽돌매스와 대비되는 투명한 전창 유리와 폴딩도어를 통해 내부의 브랜드 컬러를 돋보이고 테라스 공간으로 가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계획했다.
1층 음식점에 면하는 대지경계선이 곧지 않아 꽤 많은 부분이 공지로 남게 되었다. 이를 활용해 야외 테라스로 다이닝 공간을 확장함으로써 더 많은 손님을 수용하고 가로 경관의 활기를 불어넣어 대로변에서 보행자의 시선을 더 끌어 들이도록 했다.
2층 주택에서 다이닝 공간과 연결되는 테라스는 폴딩도어로 사용범위를 넓혀 지인들을 초대해도 문제가 없다. 특히, 내부 바닥과 같은 높이와 동일한 마감재를 사용해 가족들이 어느때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3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부부침실과 드레스룸이 계획되었다. 돌음식 계단은 복도에 작은 포켓 공간을 만들어내고 테라스를 바라보며 건축주 부부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우치가 된다. 뿐만 아니라 침실에서는 테라스를 통해 남향의 따뜻한 햇볕을 받게 된다.
상가주택은 주거환경의 관점에서 상점과의 간섭, 그리고 불쾌한 소음과 냄새가 항상 문제되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앞뒤로 이면도로가 나있는 대지의 특성을 활용해 각자의 입구를 독립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했다. 덕분에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집이 탄생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