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장경림 글 & 자료. 주식회사 블랭크 건축사사무소 BLANK
커먼즈필드 춘천
커먼즈필드 춘천은 1975년 조달청 창고 건물로 처음 지어졌다. 이후 춘천도시공사로 기능을 바꾸어 운영되었지만 오랜 시간 쓸모를 잃은 빈 공간이었다. 이러한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춘천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지역 주민의 자유로운 참여와 협력으로 해결해 가는 혁신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오래된 건물의 골조와 외관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실내 공간은 춘천 시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환대의 공간이자 지역의 고민을 모으고 새로운 실험을 해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참여의 과정
공간을 계획하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예비사용자, 운영자, 지역 청년, 춘천사회적경제 분야 종사자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이 공간이 담아야할 가치를 함께 정리했다. 만남, 실험, 소통, 협업, 성장 등과 같은 키워드들을 도출했고 필요 시설들과 키워드를 매칭하여 평면 조닝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저층부는 만남과 환대의 공간, 상층부로 갈수록 성장과 협업, 혁신의 공간들로 조성하는 방향이 세워졌다.
다음 단계에서는 공간을 사용할 예비 사용자들을 구분해보고 공간 이용 시뮬레이션을 함께 돌려보았다. 그러면서 각 공간에 필요한 공용부, 좌석 형태, 다양한 규모의 모임과 대관 공간에 대한 의견들을 수렴했다. 이후 실제 설계 단계에서 반영된 공간 설계를 진행했다. 이러한 워크숍을 통해 공간을 함께 기획하는 과정은 운영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닌 운영자와 사용자에게 맞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공간 구성
본 건물은 크게 두 덩어리의 매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커먼즈하우스 1,2로 이름 지은 두 매스는 본래 조달청 창고 시절 다르게 사용되었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커먼즈하우스1’은 4.8m의 높은 층고의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커먼즈하우스2’는 3.2m의 층고로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창고시절 물건 적치 공간과 사무 공간으로 나누어 사용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커먼즈하우스1’은 높은 층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였고, 사람이 아닌 물건을 위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부족했던 동선의 연결과 무장애 계획에 대해서 기능적으로 보완해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공간으로 들어와 가장 먼저 마주하는 1층은 ‘웰컴 카페’다.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먹고, 마시는 자연스러운 경험 속에서 공간 곳곳에 연출되어 있는 사회혁신의 가치를 담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대와 서가를 배치하였다. 다소 폐쇄된 외관과 달리 내부에 들어왔을 때는 높은 층고의 개방감을 살리고 따뜻한 자연에서 온 물성의 소재들을 사용하였다.
또한 동선상 카페와 이어지는 공간에 ‘커뮤니티룸’을 조성하여 각종 행사를 진행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이러한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비춰지면서 방문객들에게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에 조성된 코워킹공간은 누구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율형코워킹’과 팀단위로 입주하여 사용하는 ‘ 입주형코워킹’으로 계획하였다. 또한 업무에 필요한 ‘OA실’, 입주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주방’을 조성하여 함께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었다.
2층은 기존에 창고로 쓰이던 공간으로 높은 층고를 가지고 있어, 행사가 많은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라운드’라 이름 지은 계단식 스탠드를 계획하였다. 또한 스탠드 상부와 하부에는 입주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휴게공간과 회의실 등을 조성하였다.
‘커먼즈하우스2’ 부분에는 운영팀인 춘천사회혁신파크의 사무공간과 사회혁신활동과 관련된 중간지원조직이 입주할 수 있는 ‘입주사무실’을 조성하였다. 코워킹사무실보다는 좀 더 집중된 업무공간으로 개별실을 독립적으로 조성하여 기능에 보다 충실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사회혁신 공간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공간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어간 공간이었다. 워크숍을 통해 운영자와 예비 사용자와 공간을 기획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 장소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나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좀 더 구체적인 공간을 계획할 수 있었다.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다양한 활동의 모습들을 마주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하였다. 구획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연결되어 있고, 벽체의 물성을 통해 옆 공간의 행위들을 인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옛 건물이 가진 고유한 벽돌의 소재들을 실내 공간 곳곳에서도 사용하여 과거의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짐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축적되고 지역으로 발신되면서 지역의 문제를 함께 모여 해결해 나가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