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vs 대리석시트지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Simple wooden desk standing under windows in room with potted pl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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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이런 질문부터 출발을 해야 할 것 같다.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의 차이는 무엇일까?

  • 인테리어interior :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내기 위한 실내 마감재, 가구, 조명기구, 커튼 등의 총칭 (출처:  건축용어사전. 현대건축관련용어편찬위원회, 성안당, 2011)
  • 리모델링Remodeling : 건축물의 노후화를 억제하거나 기능 향상 등을 위하여 대수선하거나 일부 증축하는 행위를 말한다. 건축법에서는 건축물의 노후화를 억제하거나 기능 향상 등을 위하여 대수선하거나 일부 증축하는 행위를 리모델링으로 정의하고 있다. (출처: 토지이용 용어사전.  국토교통부, 2011)

정리를 하자면, 가구를 바꾸거나 벽지를 교체하는 것, 페인트색을 바꿔서 도색하는 것, 커튼이나 조명을 교체하거나 실내 마감재에 한정된 부분을 수선하는 것은 인테리어의 영역이다. 벽을 만들거나, 부수거나 집의 구조를 바꾸고 기능을 보완하거나 교체하는 것은 리모델링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인테리어는 누구든지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누구나 가능하지는 않은 영역이라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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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과 대리석 시트지는 모두 대리석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거실을 대리석이 있는 스타일로 꾸미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실제로는 돌과 시트지 사이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할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리석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시트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은 전혀 다른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선 대리석을 사용하는 것과 대리석 느낌이 나도록 할 것인가에 따라 비용과 작업의 운명은 크게 갈린다. 또 인테리어를 할 것인가와 리모델링을 할 것인가에 대한 길도 갈린다.

저렴하게 스스로 인테리어를 하려면 대리석 느낌이 나는 시트지를 사서 바닥에 꼼꼼하게 붙이거나, 인조대리석 문양의 타일을 사서 붙이면 원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대리석으로 바닥을 시공할 때의 비용보다 상당히 저렴하면서도 분위기는 낼 수 있다. 시공업체를 통해 시공하더라도 많은 비용은 들지 않는다.

실제 대리석을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물을 가져다 준다. 인테리어 목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여러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닥과 벽이 석재로 구성 되었을 때, 냉기와 온기를 품고 있는 시간이 지속돼 냉난방이 보다 효율적이다. 내구성과 재질감도 보장된다. 반면에 깨질 수도 있어 유지 관리 측면이 훨씬 까다롭다. 또 마감과 미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만족도에서는 시트지를 붙이거나 타일을 붙인것과는 분명 많은 차이를 준다. 드라마 또는 영화 세트장과 실제 살아가는 집의 차이라는 표현이 이해를 도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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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리석으로 결정했다고해도 사용하는 장소 및 용도에 따라 종류, 두께, 크기가 달라져 자재 구입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 여기에 시공 방법과 작업의 양도 달라져 인건비도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고려해야한다. 무엇보다 전문가 또는 전문적인 조언이 없다면 실행하기가 힘들다.

벽을 예로 생각해보자. 벽지를 바꾸거나 페인트를 바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물론 시간과 비용이 전문가들이 하는 것보다 더 들 수도 있고, 아주 그럴싸하게 망칠 수도 있지만 시도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레트로하거나, 빈티지하거나, 키치적이거나 아트적인 개성이 표현될 수 있고, 그렇게 우길수도 있다.

하지만 벽체를 교체한다면 어떨까? 집의 하중을 견디는 주요 기둥이 숨어있을 수도 있고, 겉은 시멘트였는데 내부는 벽돌이어서 해체가 힘들거나, 전체가 철근콘트리트여서 손을 쓸 방법이 없을 수 있다. 벽 속으로 전선과 파이프가 연결돼 있어 전기 공사와 파이프 공사를 병행해야 할 수도 있다. 벽돌로 된 벽을 대리석으로 교체하려고 했을뿐인데 공사 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날 수도 있다.

여기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의 개념이 극명하게 갈리고, 셀프 인테리어와 셀프 리모델링의 가능성 여부가 드러난다. 도면을 보고, 구조를 이해하고, 자재와 소재를 고르고, 방수와 방진, 적합한 공사방법과 공사기간, 합리적인 비용 등을 산출해야 하는 일들은 전문가의 영역이지 평범한 이들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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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집안 구조를 바꿔 인테리어를 하려던 것이, 막상 작업을 시작하니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로 큰 공사가 되는 경우가 사실 비일비재 한다. 이런 것들이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셀프 인테리어와 셀프 리모델링 인구가 많이 증가했다. 자신의 공간을 꾸미고자 하는 욕구는 반가운 현상이며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하는 인구가 증가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여기서 고려할 점은 자신의 욕구를 분석하고 한계를 설정하는 일이다.

‘대리석이 있는 스타일’을 기능을 배제한 공간의 분위기로만 한정한다면 간단한 인테리어로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기능적인 부분과 내구성 등까지 고려한다면 리모델링의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가 결정해야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예산과 범위에 있어서 한계를 설정하는 것,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한다면 시간과 노력,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MAGAZINE BR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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