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디자인과 기술

[Brand Story] 수전계의 오트 쿠튀르, 볼라VOLA #2
ⓒVOLA
에디터. 오상희  자료. 볼라VOLA

 

공간의 인상을 좌우하는 최후의 디테일
[Brand Story] 수전계의 오트 쿠튀르, 볼라VOLA #1

 

50년 넘게 지켜온 지속 가능한 프로세스
볼라의 제품은 몇 십 년이 지나도 초기 디자인과 연계성을 가진다. 심지어 해당 부품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1970년대의 부품을 최근의 부품과 연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볼라는 제품 개발 시 몇 세대에 걸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며 제품의 내구성을 위해 고품질의 스테인리스 스틸과 브라스만을 사용한다. 고순도의 통실린더를 깎아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잔여물은 다시 그대로 제품에 적용한다. 한마디로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원은 하나도 없다. 모든 제품을 개별 사양에 따라 주문하도록 만들어 재고 역시 남지 않는다. 이 모든 과정은 볼라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즉 린lean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며 이것이 볼라가 ‘외부와 내부가 모두 오래 지속되는 제품, 그 제품의 구현 자체가 우리의 문화’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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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부터 오피스, 호텔과 리조트까지
볼라는 맞춤형 주문 제작에 장인들의 기술이 반영된 제품인 동시에 모듈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기에 대규모 공간이나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한 요소로 볼라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볼라는 현재 일본의 아만 교토 호텔, 상하이의 아만 빌라 등의 고급 리조트뿐 아니라 호주의 올드 트레저리 호텔, 두바이 아르마니 호텔, 한국의 파크 하얏트 호텔과 나무 호텔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점차 브랜드 쇼룸이나 오피스, 뮤지엄 그리고 주거 공간 등을 설계할 때 볼라의 제품을 찾는 니즈도 늘고 있다. 기업이나 브랜드 차원의 협업도 있지만 점차 개인 소비자들이 볼라의 가치를 인정하고 ’나만의 수전’을 위해 볼라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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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과정과 결과물은 사용자가 손끝으로 수전을 터치하고 움직일 때 느끼는 찰나의 경험을 바꾸는 동시에 공간의 어느 하나까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디테일의 완성이다. 공간의 인상을 좌우하고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자주 사용하지만 잘 보이지 않았던, 아주 작은 행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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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볼라VOLA, 평생을 위한 디자인과 기술 | 전주언 볼라코리아 지사장


볼라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건 언제인가요?

공식지사가 설립되어 정식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2019년 말경입니다. 한국지사 설립 전에도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는 되고 있었죠. 그러다 한국과 덴마크가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2019년, 덴마크 왕세자 부부와 함께 본사 경영진이 디자인 부분을 대표해 서울을 방문한 것이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건축가, 공간 디자이너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예상보다 한국이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한국지사 설립이 빠르게 추진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수전’이라는 영역의 특성상 개별 소비자보다는 기업이나 디자이너, 건축가 등과의 접점이 더 클 것 같습니다.
볼라는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여 명의 건축가와 공간 디자이너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또 그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건축과 공간에 제품을 소개하고 있죠. 디자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단순히 디자인이 예쁘다고 끌리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너머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는 이들이 볼라를 인정하고 또 협업하고자 합니다. 거기에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전통을 존중하고, 그 깊이와 섬세함을 제품에 담아내는 볼라의 고집을 인정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죠.

수전이나 배선 등 공간의 디테일에 관한 개인 소비자의 관심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볼라가 바라본 수전에 대한 니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알아서 해주세요’ 식의 수동적 자세에서 자신의 취향과 선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능동적 자세로 전환이 된 것이죠. 비슷하게 생긴 뻔한 공간에서 개성 넘치는 ‘나만의 공간’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욕실이나 부엌의 작은 요소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나 욕실에서 수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고,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도 개인의 취향이 적극 반영되기를 원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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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의 가장 큰 매력 중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빼놓을 수 없죠.
‘볼라스럽다’는 것은 심플함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이 담겼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아르네 야콥센이 수전 디자인에 적용한 정확한 원형과 원통이 주를 이루는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표현되죠. 그래서 볼라의 전 제품은 언제 출시되었건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기능적으로 볼라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화 시스템입니다. 장인 정신을 갖추면서 모듈화를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죠.
볼라가 설립되었을 때부터 유지해온 철학입니다. 첫 번째 수전인 111이 제품 하나만으로도 무한한 변주가 가능하다. 토수구 길이, 레버 길이, 핸들의 위치와 개수 선택 뿐만 아니라 볼라만의 다양한 마감 옵션이 더해지기에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진정한 커스터마이즈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그것이 지금의 소비자에게 더욱 소구하는 볼라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볼라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볼라는 매 시즌마다 신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습니다. 타 브랜드와 경쟁하듯 보여주는 제품 개발이나 출시는 볼라의 철학과 부합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시장의 확실한 니즈가 있고 볼라만의 방식으로 표현이 가능할 때에만 신제품 개발을 추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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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기업뿐 아니라 개별 소비자들의 반응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MZ 세대의 반응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볼라의 과감한 색상이 그들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핑크, 오렌지, 옐로우, 레드, 블루, 그린 등 다채로운 컬러의 수전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수전이 단순히 설치, 설비의 개념이 아니라 공간의 밀도와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볼라는 철저한 모듈화를 통해 관리, 유지력도 뛰어납니다. 이는 제조 과정에서 볼라가 추구해왔던 ‘지속가능성’과도 연계되죠.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처음부터 수명이 긴 제품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볼라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최고의 소재와 품질을 통해 지속성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것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볼라의 접근 방식입니다. 브랜드 설립 초기에 출시된 제품의 교환 부품을 여전히 공급하고 있는데, 아무리 오래된 볼라 수전이라도 해도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볼라의 제품을 ‘평생을 위한 투자(life time investment)’의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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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는 수전 외의 카테고리도 전개합니다. 여러 제품군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나요?
볼라의 정체성과 개척 정신이 담긴 제품이라면 도전합니다. 그 도전 정신이 가장 잘 반영된 제품이 T39EL이라는 타월 워머다. 타월 워머의 경우 유럽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던 제품이지만, 볼라의 디자인 오리지널리티를 담은 타월 워머로 탄생시켰습니다. 다른 볼라의 제품처럼 내장된 모듈식 전동 가열식 타월 레일은 사용자 요구에 따라 개별 솔루션을 제공하며 맞춤 제작이 가능합니다. 원하는 막대의 수, 거리 및 마감 거리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볼라코리아가 앞으로 국내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를 소구할지도 궁금합니다.
올해는 볼라 단독 쇼룸 오픈을 중요한 계획으로 삼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완화되는 대로 덴마크 본사 경영진이 한국을 방문해 함께 쇼룸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볼라VOLA’  전체 이야기 담은 <브리크brique> vol.9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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