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산다’는 것, 함께 ‘한다’는 것

[Life] 함께 살며, 함께 꿈꾸는 미래
ⓒBRIQUE Magazine
에디터. 김윤선  사진. 최진보

 

연남동에 위치한 셰어하우스 ‘드림하우스DREAM HAUS’에는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진 청년 스물두 명이 모여 산다. 그들은 함께 살며 공간을 공유하고, 때로는 함께 하며 꿈을 공유한다. 그들에게 이곳은 사는 공간이자, 꿈을 꾸고, 미래를 함께 실현해나가는 특별한 장소다. 드림하우스의 기획과 운영을 맡은 한화생명 브랜드전략팀 담당자를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나만의 브랜드를 꿈꾸는 청년들, 함께 ‘살며’ 함께 ‘하다’.

 

3층 공용 공간에서 작업 중인 한 입주자 ⓒBRIQUE Magazine

 

드림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다. 연령대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이 주이고, 직업은 무척 다양하다. 작가, 유튜브Youtube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 편집자, 대학생도 있다.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도 많고 예비창업자는 물론, 창업을 해봤는데 실패한 분들도 있다. 입주자 중 웹툰 작가가 있는데 본인 SNS에 드림하우스 생활기를 웹툰으로 그려 올리고 있다. 연남동 로컬 라이프는 물론, 함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려 그린 캐릭터가 참 재밌더라.

 

입주자를 지원받을 때 제한사항이 있었나?

제한사항은 없었다. 딱 한 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청년들’ 그게 입주 자격이었다. 처음 드림하우스를 계획하면서 내걸었던 타이틀이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집’이었다.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에 와서 그걸 향상하고 싶은 단초를 가진 사람들을 찾았다. 꿈이 있고, 그 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분들이 1년 동안 우리의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속에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랐다.

 

ⓒBRIQUE Magazine

 

경쟁률이 얼마나 됐나. 입주자 선정 기준이 있었다면?

서류는 11:1이었고, 면접은 3배수로 66명을 선정했다.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와 활동 계획 항목을 포함시켰다.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의 컨셉과 방향이 적합한지를 봤다. 입주 시기를 맞추는 것 또한 중요했다. 사실 셰어하우스가 타인과 많은 것을 공유해야 하기에 불편한 점도 많을 거다. 하지만 그걸 오히려 재미라고 느낄 수 있는 분들. 커뮤니티 라이프를 잘 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최대 1년간 거주가 가능하다고.

기본적으로 6개월 단위로 거주를 시작하고, 1회 연장할 수 있다. 그러니까 최장 거주 기간은 1년이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도 있는데, 더 많은 청년들이 드림하우스를 경험해볼 수 있었으면 해서 그렇게 정했다.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사실 이 집이 100% 완성되는 건 입주자들이 함께 만들어 갈 때 가능하다. 얼마 전에 입주자 간담회가 있었는데, 열기가 무척 뜨겁더라. 민원도 많고, 그만큼 애정도 많다. (웃음) 현재 지하 1층은 입주자 전용 공간인데, 외부인의 출입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사전 승인을 거쳐 외부인이 들어올 수 있게 하고, 시간제한을 두자는 제한적 찬성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입주자들이 그린 그림들로 직접 공간을 꾸몄다. ⓒBRIQUE Magazine

 

대다수 입주자들이 공유에 대한 열린 생각이 있는 이들인 것 같다.

물론 외부인 출입을 반대하는 분도 있다. 외부인이 집에 방문하는 건 부담이 따른다. 집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도 하니까 보안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인과 함께하는 것에 부담이 적은 사람들이 드림하우스에 입주해있는 건 분명하다. 입주 후에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로 파티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미 다들 친해져 있더라. (웃음) 대부분 열린 태도를 갖고 있고, 일을 통한 성장 욕구도 강한 이들이다.
최근에는 입주자들이 직접 참여한 플리마켓인 ‘브랜드마켓’도 열었다. 입주자들이 만든 브랜드의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판매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 과정 속에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거라 믿는다.

 

드림하우스 출입구 ⓒBRIQUE Magazine
10월 25일 지하 1층 로프트에서 열린 입주자들간 네트워킹을 위한 ‘페어링 나잇Pairing Night’이 열렸다. ⓒBRIQUE Magazine
11월의 마지막날, 입주자들이 직접 참여한 플리마켓 ‘브랜드마켓’이 열렸다. ⓒDREAM HAUS

 

셰어하우스를 넘어, ‘공유의 장場’으로

 

드림하우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뭘까.

입주자들이 자기 꿈에 가까이 가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입주자들 간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하려 한다. 혼자만의 공간에서는 자신의 꿈을 브랜딩하기 위해 몰입하고, 함께하는 공간에서는 새로운 영감을 발견하는 곳. 그리고 이곳에서 우리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할 기회와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서는 드림하우스가 자리잡고 있는 이 연남동이라는 동네에서 지역이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누리면서 지역 사회와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를 바란다. 좀 더 이상적으로는 드림하우스와 같은 움직임이 다른 지역까지도 확대되었으면 한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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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우스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들이 꽤 눈에 띈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비슷한 라이프스타일과 목표를 가진 입주자들끼리 협력하면서 발생할 시너지 효과다.

애초에 기획 의도가 그런 면이 있었다. 함께 살아서 비용을 절감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거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함께 하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공용 공간에 함께 대화하거나 작업할 수 있는 가구나 비품들을 배치하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그런 효과가 나타나더라. 입주자 중 글을 쓰는 작가가 있는데 그분이 11월에 신간을 출판할 예정이었단다. 원래 계획은 기존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는 거였는데, 북 디자인과 굿즈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다른 입주자를 만나 방향을 바꿨다. 결국 세 명의 입주자가 협업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독립출판을 했다. 아주 긍정적인 사례다. 그런 사례들이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그런 만남과 협업을 활성화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정형화되기는 어렵더라도 그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하고자 한다.

 

입주자 간 협업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판을 했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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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라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의미의 ‘공유의 장場’이 될 것 같다. 

무엇을, 왜, 어떻게 하겠다는 취지도 중요하지만, 역시 적극적인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뭔가를 하려면 공간이 있어야 하니까.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면 뭐라도 된다. 물리적인 게 받쳐줘야 하는 거다. 그게 바로 공간이 가지는 힘이 아닐까. 그리고 그 공간의 힘은 다시 사람들을 이끌고 모아, 결국엔 특별한 ‘장소’를 만든다.
그 장소가 바로 드림하우스가 되고, 드림하우스가 여기에 모인 이들의 꿈을 나누고 실현하는 ‘공유의 장場’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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