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공간에 특별함을 더할 가구를 찾아서

‘모스카펫MOSS CARPET’ 성수 쇼룸 취재기
©BRIQUE Magazine
에디터. 김태진  사진. 김태진  자료. MOSS CARPET

 

공간에서 엿볼 수 있는 나다움은 자신의 취향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배치한 가구의 맥락으로 완성된다. 선택의 순간엔 그냥 좋아서, 그저 예뻐서였을지라도 공간에 들인 가구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디자인 패턴이나 질감, 혹은 컬러의 맥락이 자연스레 묶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취향이 시각화되는 순간이다. 당장 가구를 바꾸지 않더라도 내 취향을 반영한 가구 브랜드를 찾아 경험하고, 가구를 디자인한 작가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잉해두는 것도 취향을 공고히 하는 과정 중 하나다.

서울 성동구 뚝도시장 근처, 개성있는 세 명의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가구브랜드가 함께 하는 ‘모스카펫MOSS CARPET’은 자신의 취향을 찾고자 가구를 살피는 이들에게 친절한 안내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모스카펫 성수 쇼룸 ©BRIQUE Magazine

 

모스카펫의 공간

모스카펫은 ‘빌라레코드’를 중심으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선보이는 BBP가 크리에이터들과 런칭한 브랜드다. 성수동 쇼룸에서는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조인혁 디자이너의 ‘리히르LIHIRE’, 김기석 작가의 ‘팩토 X-Series’, 권현아 디자이너의 ‘콜드포그COLD FOG’ 등의 가구들이 전시돼 있다.

쇼룸의 공간 맥락은 단연 집이다. 먼저 1층은 방문객들이 집처럼 편하게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공간이다. 1층을 둘러보면 칵테일 한 잔을 들고 모스카펫에 놓인 가구 사이를 오가며 대화를 나누는 방문객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2층은 사용자들이 쇼룸의 가구를 집에 두었을 때, 가구 배치나 다른 가구와 조화 등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도록 집처럼 구성했다.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될 모스카펫 1층 ©BRIQUE Magazine
모스카펫 1층에서 바라본 골목길 ©BRIQUE Magazine
집처럼 꾸며진 모스카펫 2층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금속과 패브릭의 만남, ‘리히르LIHIRE’

조인혁 디자이너의 ‘리히르LIHIRE’ 가구는 과감한 두께를 가진 금속 프레임의 차가운 물성과 질감이 살아있어 따뜻한 물성을 가진 패브릭의 조합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자리에 앉으면 자주 뒤척이는 편이라 금속 프레임의 무게감이 만족스러웠는데, 의자의 무게감이 나의 잦은 움직임을 지탱해 주는 느낌이었다. 

리히르는 모스카펫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에 처음 공개됐다. 즉 리히르의 가구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은 모스카펫이 유일하다는 것이 이 공간의 또 다른 장점이다. 쇼룸에서는 LHR-T-01 테이블, LHR-C-03 체어 등 리히르가 디자인한 대부분의 가구를 경험해볼 수 있다.

 
2층에 전시된 리히르의 가구. 왼쪽부터 LHR-C-01-Yelloew, LHR-T-01-White, LHR-C-04-Navy. ©BRIQUE Magazine

 

조인혁 디자이너는 프릳츠 커피, 언스 스튜디오UNS STUDIO, 카린지린가네 등 디자인과 인테리어 전반에 걸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집을 새로 구하고 리모델링을 하면서 가구를 놓고 싶은데 포인트 되는 컬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게 가구였으면 좋겠고, 그런 의도가 느껴지는 가구를 디자인해보고 싶었어요. – 조인혁 디자이너

 

리히르는 가구와 사람, 기록이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작가는 리히르에 묶인 세 가지의 단어를 통해, 가구가 가파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오래도록 사용자 옆에 머무르길, 그리고 사용자의 손때를 받아들여 한때의 시간을 기록해 주는 가구가 되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

 
리히르의 스툴, LHR-S-01 Green (맨 오른쪽) ©BRIQUE Magazine

 

밝고 경쾌한 ‘콜드포그COLD FOG

콜드포그의 매력 포인트는 단연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패브릭이다. 차가운 안개라는 네이밍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단순한 실루엣과 볼륨감이 눈에 띄는 패턴과 컬러의 패브릭과 조화를 이룬다. 콜드포그의 의자를 집안에 둔다면, 경쾌한 색채와 묵직한 부피감 덕분에 의자는 공간에 재미있는 변주로 작용할 것이다. 

콜드포그는 빌라레코드의 가구 디자이너가 런칭한 브랜드이다. 빌라레코드는 1960년대 미드센츄리 모던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콜드포그는 특정 스타일의 재현보다는 디자이너 개인의 취향과 분위기를 반영한 브랜드이다. 결국 콜드포그는 한 사람의 개성이 뾰족하게 담긴 디자인인데, 이는 다른 한 사람의 취향을 깊숙하게 공략할 것이다.

 

볼드한 부피감이 주는 무게감과 패브릭의 경쾌함이 조화를 이루는 콜드포그의 NUGU EASY CHAIR_BLUE CEHCK ©BRIQUE Magazine

 

혼자 있을 때 많이 차분하고 다운되고 차가운 분위기가 저는 편하더라고요. 그런 어두운 분위기가 밝은 분위기를 있게 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콜드포그를 시작할 때 제 이런 성향을 좀 드러내는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 권현아 디자이너

 

2층에 전시된 콜드포그의 가구. 왼쪽부터 black stripe Chair, NET TABLE (2월 출시 예정), beige Chair ©BRIQUE Magazine

 

단순하고 묵직한 ‘팩토 X-Series

김기석 작가의 ‘팩토 X-Series’는 최소한의 프레임을 사용해 마치 건축의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연상케 한다. 또한 건축에서 철골 구조의 흔들림 방지를 위해 X자 형태의 빔을 설치하는 것처럼, 철제 테이블 가운데 X자 지지대를 두었다. 그리고 이것 역시 최소한의 프레임으로 구성했으며, 또 하나의 디자인 요소가 된다. 

‘팩토Faktor’는 결과가 되는 요소 혹은 요인 값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는 공간 및 가구 디자인을 진행하던 브랜드 ‘공간의 기호들’에서 변경된 이름이다.

 

기능적인 지지대를 디자인 요소로 치환한 ‘X-Series’ ©BRIQUE Magazine

 

팩토 X-Series를 자세히 살펴보면, 적은 양의 볼트와 너트로 조립과 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이 수고스럽지만, 가구를 이해하는데 좋은 경험을 제공해줄 것이라 말한다. 작가의 말처럼 무언가를 조립해보는 과정은 그 물건의 서사를 함께하는 과정이며, 이는 물건에 대한 개인적 심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최소한의 소재로 구조적인 불안정감을 잡아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인데, 흔들리는 것들을 좀 방지해 줄 수 있는 어떤 방식들이 있어요. 건축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데 저는 구조적인 안정을 위한 장치 또한 디자인의 일부로 드러내는 방식이 좋았어요. 또 그 가구를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직관적으로 보인다는 점이 저한테는 매력적이였어요. – 김기석 디자이너

 

 
볼트와 너트, 단순한 구성이 돋보이는 ‘X-Series’ ©BRIQUE Magazine

 

체험을 통한 브랜드 경험

모스카펫은 앞으로 DJ파티, 작가들과의 협업 전시,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 F&B 협업 파티 등 가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콘텐츠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공간에 특별함을 덧입힌 모스카펫에서 디자이너의 개성이 담긴 가구를 직접 체험하며 브랜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모스카펫의 쇼룸 방문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2월까지 쇼룸을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5% 가구 쿠폰을 증정한다.

 

©Moss Carpet

 


공간명.
모스카펫 성수 쇼룸

위치.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1가 288 1, 2층

입점 브랜드.
리히르 @lihire_
콜드포그 @coldfog.official
팩토 @faktor_kr

운영 시간.
11am – 7pm (매주 수-토 영업, 일-화 휴무)

방문 예약.
예약 링크 https://url.kr/ac5hke

인스타그램.
@moss_carpet_

홈페이지.
moss-carp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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