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도시와 사회의 관계를 읽다… 서현 작가 신간, ‘도시논객’

에디터. 김태진  자료.  효형출판

 

<이미지 제공 = 효형출판>

 

대한민국 도시와 사회는 많이 변했다. 외양상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인정할만하다. 그러나 도시에서 펼쳐지는 여러 현상을 흐름이나 맥락에서 보면 여전히 의문점은 가득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건축과 도시에 연관된 것들로 한정될 때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은 언제나 구태의연했고, 결론은 쳇바퀴만 돌았다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이미지 제공 = 효형출판>

 

‘도시논객’은 우리 일상에서, 거리를 거닐면서 맞닥뜨리는 풍경을 다소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그 부조리와 불협화음에 가차 없이 메스를 댄다. 그러나 그 제안의 실천은 결코 멀지도 불가능하지도 않고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저자는 비평만을 위한 크리틱이 아닌 우리 사회를 읽는 건강한 건축가의 시선으로 당당히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 책은 빗살무늬토기로부터 집과 도시의 기원을 유추한다. 조목조목 그 탄생 원리를 찾아 추론하기에 이른다. 나름 빗살무늬토기도 주어진 조건에 최적화된 형태이며, 잉여를 담기 위해 태어난 토기도 건축으로 번역하면 창고였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창고의 잉여는 교환의 장에 놓이고, 결국 인간이 살아야 하는 곳이 ‘서식지’에서 도시로 발전했다고 본다.

 

<이미지 제공 = 효형출판>
<이미지 제공 = 효형출판>

 

‘도시의 정치화’를 다루는 꼭지에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호한 정책들을 비판한다. 저자는 새만금과 잼버리 대회를 예로 들며, 정치가 한 번 내건 공약은 결코 접지 않는 관성을 지녔으니 무책임은 다음 세대로 거리낌 없이 넘어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은 크고 무거운 얘기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빗살무늬토기부터 십자가, 주유소, 예식장, 아파트 발코니 등 흥미로운 공간의 이야기도 풍성하다. 모두 일상의 관찰을 문장으로 번역한 글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도시에 새겨진 불신, 불평등, 불합리를 건축적 관점과 함께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는 저자의 시각이 이채롭다.

 


도서명.
도시논객

출판사.
효형출판

저자.
서현

판형 및 분량.
146 × 225mm | 378쪽

정가.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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