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리슈 건축사사무소 RiCHUE 정리 & 편집. 김현경 수습 에디터
맥락과 조건
거제시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자리한 산기슭에 있는 글램핑장. 건축주는 경사진 지형에 글램핑장을 만들면서 입구 부분에 카페와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요구했다. 경사지형을 활용하고자 옹벽으로 축대를 쌓으면서 옹벽과 옹벽 사이의 좁은 땅에 시설이 들어설 영역이 형성되었다. 과도한 옹벽 위 부지는 주변의 자연풍경을 조망하기 좋았다. 건축주는 이 풍경을 카페에 담기를 원했고, 주택은 두 부부가 주로 있는 집으로 마당이 있는 작은 규모를 원했다.
지형이 만드는 건축
경사진 도로 경계를 따라 세워진 기존 옹벽은 더이상 부정적인 인공물이 아니다. 여기서는 건축을 풀어가는 관계적 요소로 작동한다. 옹벽은 땅(토압)의 힘을 정복하는 강한 이미지로 건물의 벽으로 건축화된다.
도로 경계의 경사진 옹벽과 부지 뒤의 2개 층의 지형을 극복해야 하는 건물은 옹벽들 사이에서 자연물 같은 큰 바위를 연상하는 건축물이 되도록 계획했다. 토압을 받는 기존 옹벽과 건물의 외벽은 상호 작용하는 건축 요소가 돼 자연물 같은 선형을 만들면서 자연 바위 같은 형태가 된다.
이 집의 건물의 외벽은 기존 옹벽과 연계된 문양 콘크리트로 마감하면서 자연재료인 벽돌과 같이 구성하게 했다. 움직임에서도 옹벽들 사이를 관통하면서 진입하거나, 바위를 타고 오르면서 지형의 높이를 더욱 극적인 방법으로 경험하도록 계획했다.
자연물과 인공물 사이
이 부지의 특징은 주변 산들의 자연환경과 멀리 도시 풍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 지형을 극복하는 옹벽 구조를 통해 보다 자연적인 형태를 만들고, 동선의 깊이감이 개방성을 만들게 해 부지가 지닌 모순을 하나의 건축적 형식으로 구조화된다.
주변 자연과 질적으로 동일한 장소를 만들고, 자연물과 인공물의 중간적인 존재를 만든다. 외관도 자연적인 선형을 형태화해 반인공적인 형태가 되고, 지붕과 부지의 경사 옹벽이 서로 겹치면서 자연적인 경사지의 바위같이 자연과 융합되는 모습이고자 했다.
건축적 풍경 프레임
경사지에 앉혀진 건축은 주변 자연 풍경과 도시 풍경을 담는 다양한 풍경 프레임을 담고 있다. 건물에 접근하면서 자연과 건축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계단이 만드는 프레임, 옹벽과 건축물 사이, 건축물과 건축물 사이의 프레임, ㄷ자 집 마당이 만드는 프레임, 깊은 처마가 만드는 프레임…
이처럼 일반적인 건축의 요소(계단, 벽, 마당, 처마)는 일차적인 기능적 역할을 넘어 내부와 외부를 오가면서 주변 풍경과 같이 작동하는 풍경적 장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