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요앞 건축사사무소 YOAP Architects
신도시의 규제 속에서 스스로 완결된 ‘지니’
공동 주거의 공간은 ‘최소’를 요구 받는다. 이 최소라는 단어에는 물리적 크기와 투자 금액 모두가 포함된다. 특히 150평대 전후의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의 공용 공간은 숫자로 하는 건축에 가깝다.
‘지니Genie’는 일반 임대 주택에서 이 ‘최소’의 공용 공간에 ‘최대’의 면적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인 공동주택 프로젝트였다.
주택의 외부 출입구, 계단
향동동 도시 계획에서는 대지 비례가 효율적이지 못해 일조권까지 겹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효율을 높이는 면적으로 설계하다 보면 건물 출입구가 필로티 하부를 통하며 어두워질 확률이 커진다. 우리는 측면 출입구와 외부 계단을 선택해 4층 일조권을 피하면서도 밝은 출입구를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외부 계단은 빗물 처리나 보완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둥 형태의 변형
건축에서 기둥은 합리적인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가장 장식적인 요소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기둥 형태를 변형함으로써 필로티 공간은 방향성을 얻는다. 또한 4층까지 이어진 외부 계단은 공동 공간을 형태적으로 확장한다.
초기 공동 주택의 계단실은 모두 외부에 있었다. 요즘 ‘공용 공간’이라 부르는 공간은 이전에 누구의 것도 아니었으며 그저 서로 대화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아파트의 ‘피난 계단’이 그러하듯, 이제 공동 주택의 공용 공간도 서로 마주치는 것조차 불편한 공간이 되어 간다. 이 큰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예전이 좋아서 회귀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햇살이 내리쬐는 공동 주택의 외부 계단을 오르내리는 기분이 참 좋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다양한 평면
앞으로 이 다가구주택에 살아갈 여러 거주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는 데에도 집중했다. 평면의 차별화뿐 아니라 복층 구조 세대도 추가했고, 공용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여러 아이디어가 투입됐다.
일조권으로 생겨난 4층 테라스
보통 고층 테라스는 임대 주택이 소유하지 않고 단독 주택의 개인 마당처럼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지니의 4층 테라스는 엘리베이터로 연결해 공용 공간으로 쓰이도록 했다.
도시의 맥락이 존재하지 않는 건축의 시작
우리가 집중하는 건축의 가치 중 하나는 스스로의 ‘완결성’이다. 물리적인 상태에서부터 숫자로 말하는 건축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 온전히 아름다웠으면 한다. 특히 ‘도시의 맥락’을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야 하는 신도시에서는 더더욱 그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