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Design
건축사사무소 플랜 PLAN Architects office
책임 건축가 Architect in Charge
임태형 Taehyung Lim
디자인팀 Design team
조하니 Hanne Jo, 김예은 Yeeun Kim
건물 위치 Location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로5번길 Baegun-ro 5-gil, Nam-gu, Gwangju-si, Korea
건축 형태 Type
신축 New-built
건축 용도 Programme
단독주택 Single Family House
대지 면적 Site area
121.5㎡
건축 면적 Building area
72.51㎡
연면적 Total floor area
183.41㎡
규모 Building scope
4F
건폐율 Building to land ratio
59.68%
용적률 Floor area ratio
150.95%
주요 구조 Main Structure
철근콘크리트 RC
시공 Construction
건축사사무소 플랜 PLAN Architects office
외장 마감재 Exterior finish
스톤코트, 적고벽돌, 스테인리스 부식강판, 칼라로이 복층유리
내부 마감재 Interior finish
친환경 도장, 친환경 벽지, 강마루
구조 Structural engineer
㈜정구조 엔지니어링
기계 Mechanical engineer
플랜이엔지
전기/통신 Telecommunication equipment
㈜조은 엔지니어링
토목 Civil engineer
건축사사무소 플랜 PLAN Architects office
완공 연도 Year completed
2016
사진가 Photographer
윤준환 Yoon, Joonhwan

백운동 주택 ‘백소헌’

건축사사무소 플랜 PLAN Architects office
ⓒYoon, Joonhwan
에디터. 장경림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플랜 PLAN Architects office

 

비범한 평범함
광주광역시 백운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저녁이 되면 따뜻한 불빛으로 집 앞과 동네 골목을 비추는 집이 있다. 담장도 없고, 대문도 없다. 외관은 흰 벽과 적고 벽돌이 조화를 이루고, 옥상의 블랙박스는 먼 곳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 자신만의 좌표를 지니고 있다. 시각적으로 혼잡한 도심 주택가에서 이 집은 그 흔한 물 홈통마저 감춰버리는 집요한 간결함과 담백함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 더 붙잡는다.
이 집은 가족만의 애칭이 있다. 옆집 감나무를 배경으로 떠 있는 공간이 마치 둥지의 모습과 같다 하여 ‘백소헌白巢軒’이라 하는데, 가족에게 모태 공간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의 할아버지께서 작명하셨다.

 

ⓒYoon, Joonhwan
ⓒYoon, Joonhwan

 

집은 가족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근원적 공간’
각각 미술과 건축을 전공한 부부는 획일화된 주거공간에서 탈피해 다양한 공간환경에서 영감을 받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원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 놀고, 엄마는 육아 때문에 잠시 멈추어 두었던 작품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분주한 외부 활동에 지친 아빠에게 일상의 느슨한 템포를 누리게 해줄 공간을 말이다.
집을 짓기로 한 이후 부지를 물색하던 중 원도심의 평범한 주택가 좁은 땅에서 묘한 가능성을 느꼈다. 주변 폐선부지에 형성된 푸른길 공원, 정취가 느껴지는 골목, 오랜 시간을 두고 축적된 지역의 생활문화와 도시 인프라를 잘 활용하면 꽤 괜찮은 주거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Yoon, Joonhwan
ⓒYoon, Joonhwan

 

조밀함 속의 풍성함
부지는 6미터 전면도로와 3미터 막다른 골목에 접하고 있다. 담장을 없애는 대신 오죽(烏竹)과 초화류를 식재하여 삭막한 골목길에 개방적인 녹색의 풍경을 더하고, 오래된 블록을 전면 교체해 집을 짓는 기간 동안 소음과 불편을 감내하여 준 이웃들에게 개선된 환경으로 보답하려 했다. 전면의 개방적인 주차장 공간은 보행자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잠깐 쉬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바랐다.

 

1층 아뜰리에 ⓒYoon, Joonhwan
1층 평면도 ⓒPLAN Architects office

 

1층에는 주택과 분리된 아뜰리에를 두어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주택 출입구는 가족의 사생활을 고려하여 쉽게 눈에 띄지 않아야 했다. 골목길을 지나 후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높이 2.4m의 오크목에 부드러운 양가죽으로 감싼 손잡이가 달린 멋스러운 현관문이 맞이한다.
적당한 중량감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널찍한 현관과 중문 너머로 거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일조권을 적용하는 지역에서 최대한 다양한 볼륨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바닥이 반 개 층씩 엇갈리는 스킵 플로어 기법을 적용한 덕분에 좁은 대지(36평)에서도 높은 층고의 거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내는 따뜻한 느낌의 목재와 깨끗한 백색 페인트로 마감하고, 비워낸 여백에는 화가 부인의 작품을 적절히 배치해 멋을 더했다. 

 

2층 거실 ⓒYoon, Joonhwan
2층 부엌과 데크 ⓒYoon, Joonhwan
2층 다용도실 ⓒYoon, Joonhwan
2층 평면도 ⓒPLAN Architects office

 

2층은 가족이 일과시간 중 대부분을 보내는 중심 생활 영역으로서 거실, 주방, 공용욕실, 다용도실, 데크를 배치했다. 손님을 맞이하거나 책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아이와 공부하고 놀이를 즐긴다. 볕이 좋은 날 데크의 폴딩 도어를 개방하면 한옥 대청마루와 같이 남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공간의 개방감이 극에 달한다. 데크 전면에는 가벽을 설치해 외부 시선과 직사광선이 적절히 차폐되고 자유로운 옥외 활동이 가능하다.

 

ⓒYoon, Joonhwan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Yoon, Joonhwan

 

내부 계단은 철골에 따뜻한 자작 집성목을 둘러싸서 경쾌하게 처리하였고, 디딤판 사이로 시선이 관통하고 옥상의 자연광이 부드럽게 흘러내려 공간을 밝힌다. 계단에는 어린아이가 잡고 오르내릴 수 있도록 낮은 목재 난간을 추가로 부착했다. 3층부터 옥상까지는 침실, 세탁실, 가족 욕실을 두어 좀 더 내밀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다락방은 다양한 방위로 창문을 두어 시각적 개방성을 높이고, 침실과 스터디 영역이 구분된 입체적 공간이 됐다.

 

3층 안방 ⓒYoon, Joonhwan
3층 평면도 ⓒPLAN Architects office

 

하늘을 품은 마당
옥상에 올라서면 마을 전경, 광주의 랜드마크인 무등산, 그리고 남쪽 푸른길 공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의 블랙박스는 남쪽 푸른길 공원으로의 picture frame을 형성하고 45도 경사로 회전하여 마주 보는 집과의 시각적 부담을 최소화했다. 블랙박스는 부식 스테인리스와 적삼목으로 마감하였는데, 밝은 낮에는 스테인리스의 블랙컬러가 강조되고, 어두운 밤에는 조명에 비친 목재의 따스한 질감과 색상이 더욱 부각 되어 골목길에 시각적 재미와 활력을 선사한다.

 

4층 다락방 ⓒYoon, Joonhwan
옥상 그늘 공간 ⓒYoon, Joonhwan
4층 평면도 ⓒPLAN Architects office

 

생활공간으로서의 실용성
이 집은 설계 과정에서부터 미적 가치외에 실용적 가치 또한 중요시하였다. 층별로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수납공간을 두어 정리 정돈이 수월하다. 주방에는 대면형 작업 공간을 두어 요리하고 설거지를 하는 중에도 거실이나 식탁의 가족들과 대화하고 시선을 나눌 수 있게 했다. 또 세탁실 탈수 공간과 드레스룸을 같은 영역에 배치해 동선을 단축했다.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는 단열을 보강하고(법적 기준의 2배 적용), 대기 전력 차단 콘센트, LED 조명을 사용한 덕분에 한 달 전기료가 3만 원 남짓이다. 덕분에 초기에 계획했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내부 마감에 사용된 모든 도료와 접착제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덕분에 입주 시 베이크아웃이나 별다른 조치가 필요 없었다.

 

ⓒYoon, Joonhwan
ⓒYoon, Joonhwan

 

집은 문화다
집을 짓기 전 주변에 우려 섞인 목소리에 고민도 많았다. 추후 시세를 고려하여 소위 뜨는 동네의 아파트를 추천하거나 학군, 교통, 동네 분위기 등을 거론할 때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초심을 다잡았고 지금은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가가 자신의 집을 직접 설계하고, 지어보고, 거주하고 있는 셈이니 향후 어떤 클라이언트 앞에서도 진솔하고 떳떳하게 상담에 응할 자격을 갖추었다는 생각과 함께 건축가로서 일말의 사명감에 답했다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는 막상 좁은 대지에 다양한 공간을 구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들이 결코 쉽지 않았다. 가치관을 지키고자 하는 소박하고 평범한 꿈이겠지만 사실은 수많은 편견과 맞서게 되는 외로운 투쟁일지도 모른다.

직접 살 곳을 정하고 집을 짓는 일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집에 대하여 논할 때 단순히 브랜드나 평당 공사비, 주변 입지, 화려한 자재의 사용 여부만을 논한다면 삶은 건조해지고 한 발짝 진전시키는 것마저 힘이 들 것이다. 김영하 작가는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갖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하였다. 속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것을 지켜가는 삶을 위하여 집을 짓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문화와 삶의 영역에서 건축의 대중 담론이 형성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Yoon, Joonhwan

 

디자인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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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건축가 Architect in Charge
임태형 Taehyung Lim
디자인팀 Design team
조하니 Hanne Jo, 김예은 Yeeun Kim
건물 위치 Location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로5번길 Baegun-ro 5-gil, Nam-gu, Gwangju-si, Korea
건축 형태 Type
신축 New-built
건축 용도 Programme
단독주택 Single Family House
대지 면적 Site area
121.5㎡
건축 면적 Building area
72.51㎡
연면적 Total floor area
183.41㎡
규모 Building scope
4F
건폐율 Building to land ratio
59.68%
용적률 Floor area ratio
150.95%
주요 구조 Main Structure
철근콘크리트 RC
시공 Construction
건축사사무소 플랜 PLAN Architects office
외장 마감재 Exterior finish
스톤코트, 적고벽돌, 스테인리스 부식강판, 칼라로이 복층유리
내부 마감재 Interior finish
친환경 도장, 친환경 벽지, 강마루
구조 Structural engineer
㈜정구조 엔지니어링
기계 Mechanical engineer
플랜이엔지
전기/통신 Telecommunication equipment
㈜조은 엔지니어링
토목 Civil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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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연도 Year completed
2016
사진가 Photographer
윤준환 Yoon, Joon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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