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소수건축사사무소 SOSU ARCHITECTS
모퉁이 열린 집
이이헌은 큰 길과 멀지 않게 이어진 막다른 사잇길에 위치하며, 저층의 임대용 상업 공간과 상층부의 주거 공간이 복합된 건물이다. 이면 도로에 위치한 1, 2층의 상업 공간이 큰 도로에서 잘 인지될 수 있도록 건물의 모퉁이를 적극적으로 열었다.
1990년대 무렵 같은 형식으로 지어진 다가구주택이 이어진 골목길에서 크게 열린 모퉁이는 생경한 풍경을 만들어 시각적인 구심점이 된다. 큰 도로와 시각적으로 연결된 모퉁이에 있는 외부 계단은 2층 상업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을 연결한다.
골목길의 연장
저층형 소규모 공동주택은 높은 지가의 도시에서 개성 있는 개인의 삶을 담을 수 있는 경제적이고 유연한 구조의 주거 형식이다. 이이헌은 세 가지 다른 타입의 단독주택을 수직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계획했다. 세 집은 골목길이 건물로 연장된 여러 갈래의 계단으로 연결된다.
각각의 집으로 가는 길이 분리되는 것은 기존 골목의 다가구주택 진입 방식을 닮았다. 이 길은 선택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각 집과 연결된 외부 공간의 독립성을 확보한다.
공중 정원
도시의 단독주택이 사라지면서 마당과 담장을 넘나들며 도시를 푸르게 물들이던 풍경도 함께 사라졌다. 이이헌은 마당의 기억을 수직적으로 재현하고자 하였다. 빛과 바람이 건물 전체에 잘 들 수 있도록 건물을 수직적으로 연결하는 계단을 외부로 계획하고, 건물 곳곳에 식물을 놓을 수 있는 테라스를 배치하였다. 정원으로 연결된 공용공간은 골목길의 가로수가 되는 동시에 각 세대의 작은 마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