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종우 글 & 자료. 요앞 건축사사무소 YOAP architects
30년 넘게 살았던 단독주택을 떠나 분가했던 자녀들이 그 집터에 다시 모였다. 이제는 더 늘어난 가족 구성원이 돼 새로운 공동주택에서 모여 살기로 했다.
잠원동의 표정
대지는 강남 신사역 번화가의 이면도로에 일방통행로와 막다른 골목 사이 모퉁이에 위치한다. 그 길에 접하는 모든 건물은 최근 10년 안에 신축되었으며 다가구 원룸에서부터 사무소, 편의점, 식당, 카페 등이 섞여 있는 평범한 도시의 골목이다. 이처럼 서울은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이면도로 골목길 풍경은 비슷하다. 지하철역으로는 신사역을 이용하고, 가장 트렌디한 신사동 가로수길 건너편이지만, 조금만 안으로 들어오면 여느 서울의 동네와 비슷했다.
공동주택의 입구
건물의 주출입구 공동현관은 길에서 인지되며, 바로 진입이 가능하게 만든다. 입구는 밝아야하고, 차로 인해 입구가 막히지 않고 길에서 현관 출입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
공동주택의 외부설비시설
익숙한 용도의 건축이 갖는 낯선 단순함. 어느 건물에나 있는 보일러 연통 공간을 고려하는 것, 빗물 배관, 가스관들을 골목길의 후면으로 숨기는 것, 일반적이면서 사소하다 생각하는 요소들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바로 골목길, 도시의 질감을 만들어낸다.
필로티piloti와 주차장
공동주택에서 필로티piloti 공간과 주차장은 서로 같은 이름처럼 사용된다. 르 꼬르뷔제가 도시계획에서 제안했던 필로티piloti는 ‘지면에서의 해방’으로, 거주를 위한 공간은 지면 위에 자리잡지 않고 도시에 지면을 공중의 통행에 할애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주차장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필로티piloti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내부적 모순을 가장 잘 드러낸다. 우리는 그런 필로티piloti의 전형성을 조금이라도 원래 의미적 형식 통행에 가까운 회랑(acade)으로 어둡지 않게, 깊숙하지 않게, 전형적이지 않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려 집중했다.
공동주택의 공용공간
이 정도 규모 건물의 공용공간은 엘리베이터와 계단, 복도가 한 눈에 노출되어야 한다. 복도가 꺾이거나 어두워지는 공간을 줄이고, 따뜻한 질감의 콩자갈 수지포장을 적용했다.
외부계단과 단독주택
4층의 식구와 5층의 식구를 연결하는 계단으로 작용한다. 정북일조사선제한 규제를 피하면서 4층 어머니 세대의 마당처럼 테라스와 5층을 외부에서도 연결 가능하도록 했다.
임대주택
원룸이라 불리는 작은 임대주택의 기본 원칙은 복도가 생기더라도 공간이 분리되어야 하며, 거실과 방의 채광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보일러실과 세탁실을 따로 만들어 분리시켜 거주자들의 생활의 편의성과 삶의 질을 확보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