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맵스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최근에 등장한 신조어 중 부동산을 소비하는 풍조를 의미하는 ‘영끌 세대’라는 말이 있다. 현 세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만들어진 표현이다. 그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지만 영혼까지 끌어 쓸 만큼 경제적 상황이 어렵고 이를 체감하는 세대는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삶을 담는 건축 공간은 부동산이라는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돼 제대로된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다. 때문에 도시의 건축물은 타인의 간섭에 대비하여 문을 닫고 벽을 세워 차가운 풍경을 만들었다. 내부로 숨어 침묵과 무표정한 도시건축이 만들어진 이유다.
어린시절 마당으로 이어진 마을의 풍경은 ‘담’을 통해 삶의 모습을 공유했다. 이와 같은 ‘제한된 간섭’을 도시건축에서 돌아봐야할 요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직화된 도시에서 마당은 존재할 수 없다. 가느다란 발코니가 마당의 역할을 해주길 바랄 뿐이다. 트리폴리는 용적률의 도시건축에서 놓쳐버린 삶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한 이야기다.
poly1 : 세가지 기능을 연결하다 (Function_poly)
트리폴리는 세가지 기능이 쌓여져 있는 복합용도 건축물이다.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다세대주택이 아래로부터 쌓여져 있는 구조이다. 발코니라는 공통의 공간으로 세 용도가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구상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발코니를 설치할 수 없어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이 있었고,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귀결됐다.
poly2. 틈을 얻다 (Terrace_poly)
트리폴리는 삼각형 구조를 반복하여 연결된 공간시스템을 의미한다. 지그재그zigzag로 엇갈린 수직패턴은 단조롭던 외관에 삼각형 틈을 만들어 테라스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하중을 지탱하는 삼각형 내력구조는 내부공간에 다채로운 창을 내는 디자인 기준이 됐다.
poly3. 풍경을 얻다 (View_poly)
트리폴리는 개별 공간이 외부와 만날 수 있는 창을 만들었다. 2면 또는 3면으로 열려있는 외관은 입주자를 밖으로 드러나게 하여 도시 풍경에 역동성을 더한다. 다양한 창과 테라스를 만든 목적은 개별공간에 빛과 풍경을 보태기 위한 것도 있지만, 서로의 생활에 작은 간섭 즉 ‘상호간섭’이 주 목적이다. 트리폴리 입주자 간의 소통을 유도하고 개인의 경험에 새로움을 더하는 ‘삶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도시풍경’ 을 보여주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