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Design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책임 건축가 Architect in Charge
이준형 Junhyung Lee
건물 위치 Location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Huam-dong, Younsan-gu, Seoul, Korea
건축 형태 Type
리노베이션 Renovation
사진가 Photographer
최진보 Jinbo Choi

프로젝트 후암 The Project HUAM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BRIQUE Magazine
에디터. 장경림  사진. 최진보  자료.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프로젝트 후암은 집의 기능을 대체하는 공유 공간 네 곳과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이하 도시공감)가 후암동 집을 기록하는 공간 하나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모두 도시공감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 중이며 후암동 한 골목에 나란히 위치해 도보로 다섯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그 중 집의 기능을 하는 공간 이름은 후암주방, 후암서재, 후암거실, 후암별채이다. 

도시공감은 2015년 후암주방을 시작으로 후암서재, 후암거실을 열었으며 2020년 4월에는 후암별채의 운영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후암의 공간들은 10평이 안 되는 작은 규모이지만 실제 집처럼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기능은 충실히 지키고, 따뜻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누구나 집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복잡한 도시 안에서 독립된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곳을 꾸준히 찾고 있다.

 

후암별채 ⓒBRIQUE Magazine

 

최근 몇 년간 공유 공간은 끊임없이 등장했다. 그럼에도 프로젝트 후암이라는 이름 하에 묶인 공간들이 유독 사랑받고, 사용자가 다시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디터는 인터뷰를 끝내고, 모든 공간을 둘러보며 건축가의 애정과 후암동이 주는 정서가 그 이유가 아닐까 짐작했다. 후암동은 불과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 서울역 도심 일대가 존재함에도 주거 지역이 모여있고, 다양한 삶의 형태가 공존하는 곳이다. 도시공감을 이루는 여섯 명의 건축가는 서울을 내려다보고, 남산을 올려다보는 후암동의 환경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자리 잡았다. 

그들은 동네가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동네를 처음 방문한 낯선 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프로젝트 공간과 주변 상점들을 엮어 그림 지도를 만들고, 후암동의 배경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유명세보다는 마을 공동체와 사용자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운영 디테일은 사용자마저도 한 번쯤 관심을 가지고 동네를 둘러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앞으로 소개할 네 곳은 이렇게 ‘동네다운 동네’에 자리 잡은 ‘우리집 같은 공간’이다. 집 안에서 해야할 일을 좁아서, 혹은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 밖에서 해결하려는 이에게 멋진 해답이 되어주고 있다. 네 공간을 자주 방문했던 사용자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실제 경험 후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이 모두 후암동 주민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게 시간을 즐겼고, 동네에 대한 긍정적인 감상을 표현했다. 프로젝트 후암의 네 공간과 세 명의 사용자 경험담을 소개한다.

 

프로젝트 후암 공간 소개

 

후암주방 ⓒBRIQUE Magazine

 

후암주방

후암주방은 특별한 식사 시간을 보내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소박하지만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마치 영화 속 주방을 옮겨놓은
듯하다. 식기와 조리 도구가 준비돼 있고, 3분 거리에는 후암시장이 있어 장 보는 수고도 덜어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직접 재료를 준비해 따뜻한 한 끼를 먹으며, ‘식구(食口)’가 되어보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박정탁 20대, 경기도 부천시 거주
여자친구와 데이트로 후암주방과 후암거실에서 보낸 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11시부터 후암주방을 빌렸지만 아침 일찍 장을 함께 본 뒤 도착했죠. 영상을 보고 공부한 대로 스테이크 고기와 감바스 재료를 준비해 요리를 직접 했습니다. 후암주방에는 멋진 칼과 도마, 식기가 있어서 그날만큼은 제가 요리사라고 생각했죠. (웃음) 사실 저희가 준비한 재료는 맛없기 어려운 재료라, 멋진 식사가 차려졌어요. 밥을 먹고 디저트를 사서 미리 예약한 후암거실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영화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죠. 후암동에서 보낸 하루는 완벽에 가까웠던 데이트 코스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후암서재 ⓒBRIQUE Magazine

 

후암서재

손때 묻은 책상, 오래된 책 냄새. 고요한 우리 집 서재 한 켠을 떠올리게 하는 편안한 공간이다. 직접 내린 커피와 함께 책을 읽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늦게까지 밀린 작업을 할 수도 있다. 혼자 오면 조명 밑에서 오롯이 책을 읽고, 함께 오면 수다를 떨며 쌓아둔 이야기를 풀 수 있는 곳. 낮이면 낮, 밤이면 밤 언제 오더라도 진한 나무 책상과 벽을 둘러싼 책들이 오래도록 이곳에
머물고 싶게 한다.

강경아 20대, 서울시 용산구 거주
프리랜서 번역가 일을 하고 있어 집과 작업 공간을 분리해야 했습니다. 집이란 오롯이 나 혼자 쉴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지만, 너무 편안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될 수도 있어요. 작업실을 따로 만들기엔 집은 협소하죠. 밖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많은 공간이 있지만, 후암서재를 사용한 이유는 공간 자체의 매력 때문이에요. 집에서 한 번에 갖출 수 없는 것들이 잘 갖춰져 있어요. 예를
들어 블루투스 스피커, 공기 청정기, 커피 머신, 담요와 작은 방까지. 집과 카페를 적절히 합친 공간 같았습니다. 후암서재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일상이 특별해져요. 뚱뚱한 고양이가 느릿느릿 걷고 있고, 골목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어요. 눈길도 주지 않았던 낡은 건물이나 동네 풍경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대로변에서 한두 블록 떨어진 곳에 이토록 고즈넉한 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는 했죠.

 

후암거실 ⓒBRIQUE Magazine

 

후암거실

한 손안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으로 혼자 드라마 보기가 지겨워졌다면, 넓은 스크린으로 친구들과 다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까? 후암거실은 수다도 떨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영화와 드라마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대형 스크린에 푹신한 소파와 고품질 사운드가 우리만의 영화관을 만들어준다. 드라마 정주행을 마치고 창문을 바라보면 불을 밝힌 남산 타워가 눈앞에 딱! 서울의 한가운데,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친구 집에 모인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김거니 30대, 서울시 은평구 거주
저는 오프라인 영화 살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NS에서 신청자를 접수해 모이는 형태다 보니 집으로 초대하기엔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고, 여러 장비도 갖춰야 했어요. 빔 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있는 후암거실은 영화 살롱을 운영하기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1~2층엔 레스토랑이 있어요. 바깥에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레스토랑을 통과해 거실로 들어가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건물 자체가 한 채의 집 같기도 하고, 오픈된 공간에서 사적인 공간으로 들어가니까요. 후암거실을 위해 방문했던 후암동은 서울역과 가까이 있지만 서울 도심과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인파와 고층 빌딩은 사라지고 유년 시절의 동네를 걷는 기분이 들었죠.

 

후암별채 ⓒBRIQUE Magazine

 

후암별채

지친 날들의 연속. 수고한 나를 위해 하루쯤 선물을 주고 싶은 날이 있다. 빠듯한 스케줄로 멀리 떠날 수 없을 때, 우리에겐 후암동 골목길 뒤편에 숨겨진 후암별채가 있다. 이곳에서는 오직 혼자만의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널찍한 욕조에서 음악과 함께 반신욕을 즐기고, 나른한 오후엔 낮잠을 청한다. 바깥세상은 잠시 잊고, 무드등 밑에서 쌓아둔 책도 여유롭게 읽는다. 한나절 오롯이 나만의 쉼터가 되는 후암별채. 지친 몸과 마음의 충전소가 된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늦은 저녁엔 활기찬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 후암’ 전체 스토리 담은 <브리크brique> 종이잡지 vol.3

 

ⓒBRIQUE Magazine

*책 자세히 보기      https://brique.co/book/brique-vol-3/

 

 

디자인 Design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책임 건축가 Architect in Charge
이준형 Junhyung Lee
건물 위치 Lo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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