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정훈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주아키텍츠
주변의 산자락과 원경의 풍광을 끌어들이는 방법에서 시작하다
홍천 주택 ‘플로팅 월 하우스Floating Wall House’의 대지는 낮은 산자락을 배경으로 장방형으로 길게 뻗은 형상이다. 남쪽으로는 매력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멀리 보이는 계곡 사이로 열린 하늘, 고즈넉한 산자락은 이 집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경관 요소다. 자연스럽게 거실의 위치는 남쪽을 향하게 됐다. 거실 외벽을 실내로부터 띄우는 방법을 통해 외부 테라스를 만들고 이로 인해 형성된 프레임화된 외부 경관이 그대로 실내로 들어오게 했다.
‘벽의 자리 잡음’을 통해 길, 마당, 중정, 하늘, 풍경의 시퀀스를 만들다
거실로부터 이격된 벽은 집의 핵심 공간을 만들어내는 주요 요소다. 남쪽 벽은 뒷산의 흐름을 중정으로 수렴하게 한다. 이는 거실을 연장하는 효과를 내며 거주자에게 사계절의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공유한다. 여름에는 테라스의 적절한 일사를 조절하는 차양으로도 기능하여 안정적인 옥외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는 안정적 위치에 두 개의 방을 계획했다. 방으로 이동하는 복도 공간에는 집의 전면과 후면을 관입하는 창호를, 홍천의 하늘을 그대로 끌어들이는 긴 장방형의 천창을 계획했다. 이로 인해 거실에서 방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을 느끼는 전이적 공간이 마련됐다. 화장실에는 하늘의 느낌을 연장할 수 있도록 높은 층고의 광천장을 적용했다.
홍천의 하늘과 구름과 별과 시
실내 공간에 적용한 ‘플로팅 클라우드floating cloud’라는 콘셉트는 하늘의 구름과 별빛을 재현할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을 탐구한 결과다. 실내 전체에 풍부한 간접 조명을 놓되 자연스러운 별빛을 연상할 수 있도록 다운라이트를 흐드러지게 설치하고, 색온도를 달리하는 조명을 중첩해 풍부한 공간감을 형성했다. 천창이 있는 복도 홀에는 자연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인공 조명을 최소화했으며 공간감에 집중하도록 장식을 최소화한 히든 도어를 적용했다.
전원田園을 넘어 힐링의 공간으로
이 집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을 마주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철저히 닫힌 형상 또는 극단적으로 열린 방식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대지의 특수한 입지 조건과 매력을 신중히 고려해 집을 만들어가는 데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전원에서의 낭만적 삶은 단순히 고즈넉한 자연 속에 있다는 사실로 완결되지 않는다. 집이라는 건축물과 주변의 모든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매일매일이 힐링되고 새로움이 느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