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라움 건축사사무소 RAUM Architects Group
전원의 주택단지에 집을 짓는 것은 아파트로부터의 탈출이자, ‘자연과의 만남’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자연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가 주택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실마리가 된다. 이 땅의 우측으로는 계곡과 숲이 있고, 앞 뒤로는 새로 지은 일반적인 전원 주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먼저 남향을 지키면서도, 계곡에서 살짝 비켜서서 도시의 픙광과 숲이 어우러지는 조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건축물을 배치했다. 그리고 조망을 가장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위치에 거실을 배치하고, 2층에는 특별한 창을 내었다.
공중에 띄운 루버를 이용해서 만든 ‘화이트 파빌리온’은 자연과 건축물이 만나는 ‘접점 공간’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건축적 장치’다. 이는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매개 공간이자 장치이며, 이를 통해 이용자는 그 공간에 한번 더 주목해 새로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외부와 내부 공간의 관계를 만들고 성격이 다른 두 공간을 연결하거나, 공간이 크게 확장되는 곳마다 파빌리온을 만들었다. 파빌리온 공간을 거쳐야만 내부로 들어가고, 또 외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내부와 외부, 사람과 공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는 역할을 한다. 집의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아도 루버로 만들어진 파빌리온을 인지할 수 있어 파빌리온은 때로 공간이 되기도 하고, 그 자체로 건물의 형태가 되기도 한다.
내부공간은 두 개의 생활공간으로 나누고, 그 사이에 빛을 담아냈다. 이 빛은 생활의 방향을 제시하고, 공간의 흐름을 이끈다. 공간은 바닥 높낮이를 조절해 자연스럽게 구분하고, 이웃과의 프라이버시가 서로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풍광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