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아는건축사사무소 Aequal
대지는 경기도 안양 주택가 동네의 좁디좁은 골목길을 지나 막다른 도로 끝에 자리 잡고 있다. 폭은 좁고 길이는 상대적으로 긴 형태였다. 진입도로를 빼고는 모든 방향이 건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마주한 인접 대지만 9개 필지에 달한다.
지팡이처럼 긴 대지의 가장 넓은 폭은 7.5m, 좁은 폭은 3.9m, 길이는 무려 32m나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도로의 현황은 인접대지 불법건축물로인해 3m밖에 되지 않았고, 이곳에 접한 대지의 폭은 주차장 크기인 5m도 확보 되지 않은 땅이었다.
주차는 차량의 회전반경을 이용한 계획으로 시와 협의했고 나머지는 계획대로 진행하였다. 차량이 들어오는 곳을 비우면서 회전반경 구간에 건물 진입로를 계획하였다. 북쪽의 폭이 넓은 대지 쪽으로 건물을 배치하고, 주차 반경을 확보하여 필로티로 세웠으며 차량 진출입로를 피해 벽체를 세웠다. 이 벽체는 구조적인 기능을 충족시키면서 차폐의 성격을 가지는 독특한 모양의 벽체다. 2층 테라스 남쪽의 탁 트인 경치를 확보하면서 동쪽의 집들을 가려 사생활 보호가 된다.
두 가구의 계획 대신 내부 계단을 이용하여 부모님 세대를 층으로 구분하고, 좁은 면적을 보완할 개방감을 찾고자 진입로 필로티 상부 2층에는 테라스를 계획하고 3층의 거실 한쪽 면에 개방형 천장과 창호를 배치했다.
주위 건물들에 둘러싸여 취약한 채광은 낮은 건물들이 있는 진입로 쪽 서측과 남측으로 거실 및 안방의 주 생활공간을 두어 보완했다. 옥상 공간은 내부 계단과 통해 있고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대지의 형태처럼 중간을 가로지르는 긴 벽은 1층부터 옥상까지 올라와 너무 인접해 있는 건물과의 가림막 역할도 해주면서 외관상의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약 6개월간의 설계와 11개월의 공사를 마무리 지으며, 건축주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집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다며 신기해 했다. 테트리스의 마지막 긴 막대기처럼 제자리로 들어간 형태로 딱 이곳에 딱 들어맞았다. 그래서 이 주택의 이름을 ‘테트리스 하우스TETRIS HOUSE’라 지었다. 딱! 제자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