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어나더디 스튜디오 anotherDstudio
DESIGN STORY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은 브랜드 창시자들의 가치관과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다. 디자이너는 제품과 서비스에 개념적으로 투영된 정체성을 물리적인 공간에 현실화하여, 그 의미를 심화하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을 한다. 꿀을 매개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워커비는 그러한 색과 성격을 ‘커비’라는 대표 캐릭터에게 입혀 현실화하였다.
꿀벌의 날개를 달고 이 세상에 한 발짝 걸음을 내딛는 ‘커비’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브랜드의 마스코트로서 브랜드에 생명력을 더한다.
디자이너는 ‘커비’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살리고 다듬어 기존의 색을 짙게 하고, 개념을 더욱 확장해 더 넓은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병원과 주택으로 사용되던 두 개의 공간은 ‘House of B’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각기 ‘맨션’과 ‘빌라’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스토리를 대중들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한다.
DESIGN PROCESS
디자인 프로세스는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몰입한 재해석과 현장이 지닌 40년의 흔적을 정리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었다. 병원으로 사용되던 3층짜리 건물은 모던한 공간감을 통해 워커비라는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화이트 베이스의 공간감에 기존 브랜드 컬러를 짙게 표현한 붉은색과 원목의 질감 있는 형상이 사용자를 맞이한다. 단아하지만 힘 있는 모습을 통해, 맨션은 앞으로 향해나가고자 하는 워커비의 방향성을 그려나갈 수 있는 캔버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병원 건물 뒤편의 고주택 건물은 마스코트 커비가 지내는 집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다듬어나갔다. 모든 요소는 ‘What would Kerbee do?(커비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통한 페르소나적 이입을 통해 만들어졌다. 빌라에 들어온 순간만큼은 커비의 정중한 초대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무드 전환이 된다. 짙은 마루, 패턴 있는 타일과 벽돌 바닥 등의 요소는 자신의 집 곳곳에 취향을 반영한 커비의 존재를 느끼도록 해주며 마당을 바라보는 시야를 통해 짧은 시간이나마 전원에서의 휴식을 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전면부 맨션과 뒤쪽 빌라 사이에 연결 통로를 놓고, 다른 건물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던 현장의 뒷마당을 개방했다. 이렇게 수직 수평으로 나누어진 공간은 큰 동선을 통해 순환이 가능한 하나의 공간으로 재탄생하였고,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개의 공간이 하나의 공간이라는 중의적인 개념을 갖게 됐다. 이로써 두 개의 건물은 하나로, 기존 워커비가 가지고 있던 색을 정리하고 심화하여 워커비의 이야기하는 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