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희진 인턴 글 & 자료. 아오미스튜디오 AOMISTUDIO
‘빌라 발리’는 봄이 되면 벚꽃이 만발하는 아름답고 오래된 동네에 자리하고 있다. 대지를 처음 방문했을 땐 단정한 2층 주택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고, 여러 군데 고쳐 쓴 흔적이 보였다. 오래된 동네인지라, 주변 집에 비해 이전 집이 그리 미워 보이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아서, 적당히 고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미팅이 진행되면서 터무니 없이 부족한 공간으로 인해 건축의 방향은 신축으로 전환됐다.
온천천 벚꽃길 뒷골목
집의 주변을 둘러보면, 옆으로는 유사한 규모의 단독주택들이 서로 나란히 이웃한다. 맞은 편에는 동백이 만개한 연립주택이 위치해 있으며, 조금만 걸어 나가면 벚꽃이 유명한 ‘온천천 카페거리’로 이어진다. 일반 주거지역들이 그러하듯, 이 동네도 높은 다세대 아파트와 낮은 오래된 주택들이 서로 혼재해 있지만, 평지라서 그런지 질서 있으며 정겹고, 아기자기하며 아름답다.
액자정원을 품은 집
‘빌라 발리’는 1층부터 3층까지 한 가족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이다. 매년 발리로 여행을 떠날 만큼 발리를 너무 좋아하는 건축주 부부는, 개방감 있고, 화사하며, 따뜻한 집을 원했다. 주택 밀집지역에서 단독주택이라 하면, 1층의 프라이버시가 가장 고려되는 사항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되, 집안에서는 답답함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1층의 담장을 잘 활용해 보기로 했다. 보통 담장은 건물과 분리된 하나의 벽처럼 존재하는데, ‘빌라 발리’는 외부의 담장을 실내로 끌고 들어와 정원을 만들고, 자연스레 외부와 내부를 연결한다. 기능적인 요소와 미적인 요소 두 가지를 만족시킨 것이다. 좁은 현관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다이닝룸을 마주하고, 맞은편에는 화사하게 피어 있는 꽃과 나무로 이루어진 환상적인 액자 정원이 펼쳐진다.
독립적인 분리된 공간
건축주는 층마다 기능적으로 공간이 분리되기를 원했다. 1층은 주방과 다이닝 기능의 공간, 단내림이 있는 썬큰 공간, 그리고 조경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족들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2층은 마스터룸과 자녀방이 있는, 각자의 거주 기능을 담은 공간이다. 3층은 많이 찾아오는 게스트를 위해 환경적인 요소를 담았는데, 스테이, 노천탕, 그리고 테라스로 구성된 독립적인 공간으로, 발리를 연상케 하는 도심 속 휴양지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거지로 둘러싸인 대지위. 외부 매스에 비해 내부가 꽉꽉 채워진 평면계획이라, 외부에는 꼭 한가지 소재로 무게감과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도심지 속 휴양지 같은 화사함을 선사하기 위해 햇살의 풍만함을 고려하며 주황빛 벽돌로 입체감을 표현했다. 이로서 햇살, 바람, 자연 모든 것이 공존하는 도심 속 휴양지 분위기를 선사한다.
